2006. 6. 22. 00:35ㆍ잠언과 수상록
진정한 어른
우리의 사회는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름 있고, 빽있고, 목소리 큰 사람을
어른으로, 현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개가 잘 짖는다고 해서
좋은 개가 아니듯,
사람이 큰 목소리로 말을 잘 한다고 해서
현자가 아닙니다.
조리 있고 세련되게
유식한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결코 올바른 사람이 아닙니다.
배우지 못해서 목소리가 작아도,
말이 어눌하고 어설퍼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진실로 바른 사람이요, 어른입니다.
우리의 사회는
그런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영어를 세계 공통어로 삼는 서구사회는
손자가
할아버지를 부를 때도
갓
시집온 새색시가 시어머니를 부를 때도 <you>
그런 사회를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다행입니다.
그나마 나이 많은 사람이 어른 대접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흰 머리 휘날리며 근엄한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덕 높으신 어른이라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속절없이 그저 나이만 먹었다면
그는 어른이 아니라 늙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실로 어른 대접을 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나이가 아니라 삶의 가치를 지닌 사람입니다.
나이만 따진다면
마을의 고목나무가 수십 배나 더 많습니다.
『진리에 대한 열정과 생명에 대한 연민
그리고 자기 절제와 절도가 있는 사람
더러움으로부터 벗어난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어른이라고.』
법구경은 일러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됩니다.
세월은 속일 수도, 피할 수도 없습니다.
탐욕과 욕망으로 더럽혀져 가는
아수라와 같은 사바의 이 현실 속에서
진흙 속에 고고하게 피어나는
한 송이 연꽃처럼,
영혼의 순수성을 지키고 살아가는,
그렇게 삶의 가치를 지닌 사람이야 말로
진정으로 참 어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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