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마술짓꺼리와 같다.

2006. 6. 18. 00:50경전과교리해설

 

 

 

 

마음을 마술짓꺼리와 같다.


최면술사가 최면을 걸고는 이렇게 말한다.

『보라. 뱀이 기어 오고 있다.』

그러면 그대 마음속에 징그러운 뱀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대는 뱀을 보기 시작하고,

거기 실제로 뱀이 기어오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웃는다.

아무도 뱀을 발견할 수 없는데,

그대 혼자 뱀을 보고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의 마음은 요술 상자다.

붓다가 언제나 말하고 있는 게 바로 이것이다.

마음은 쉬지 않고,

있지도 않은 환영들과 환상들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것들에는 참모습들이 없다.

그러나 그대가 그것을 믿기 시작하면

그것들은 실제로 있는 것처럼 된다.


그대의 마음은 위대한 마술사다.

실제로 요술이라는 영어의 magic이란 말은

maya 라는 인도말에서 나왔다.


환영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대들 모두는 환상을 만들고 있다.

그대는 한 여자를 보지만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보지 않는다.

그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좌절이 뒤따라오는 것이다.

그대는 거기 있지도 않은 것,

단지 그대 마음이 그려내고 있는 것만을 볼뿐이다.

 

그대는 가련한 여자에게서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수많은 것들을 그려낸다.

그러다가 그 여자와 더 가까워지고,

그 여자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

그 환영들은 한 꺼풀씩 옷을 벗기 시작한다.


그 상상은 실제의 모습에 맞서 그렇게 오래 견뎌내지 못한다.

그 여자의 실재의 모습이 자꾸만 드러날 것이다.

그러면 그대는 자기가 속았다고 느낄 것이다.

그 여자가 자기를 속였다고 느낄 것이다.

그 여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여자 또한 그대에게 속았다고 느끼고 있다.

그 여자 역시 그대에게 어떤 것을 투영했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그대를 영웅으로,

적어도 주변의 그 어떤 사람보다도 훌륭한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대는 한 마리 생쥐일 뿐

그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 여자는 그대를 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대는 두더지가 파놓은 흙무더기도 안 된다.


그대들은 둘 다 속았다고 느낄 것이며, 둘 다 좌절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는 그다지 절망스러운 것도 아니다.

실제로는 언제나 만족할 만한 상태다.

그런데 우리가 있는 그대로에다

자신의 환영을 자꾸만 덮어 쉬우기 때문에 좌절이 생긴다.


그래서 붓다는 마음을 마술짓거리라고 했다.

깨어 있으라. 그대의 마음은 마술사다.

그것은 그대에게 없는 것을,

한 번도 있지 않았든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그대를 잘 속여 넘긴다.

그래서 그대는 만들어 낸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무들과 새들과 동물들과 산들로 된 이 세상은

결코 만들어낸 세상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이 만들어 내는 세계는 가공의 세계일뿐이다.

붓다와 조사님들이 세계는 꿈이라고 말할 때

그 말을 오해하지 말라.

그들은 저기 있는 나무들이

꿈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들이 있는 그대로의 것에다

갖다 붙이는 생각이 꿈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심신명>에 이르지 않았는가?

『몽환공화(夢幻空華) 

하로파착(何勞把捉)』이라고.

 

꿈속의 허깨비와 헛꽃을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는가? 라고.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게 진실하다.

그때 그대는 <있는 그대로> 속에 살게 되며,

<타타타>가 되고 <있는 그대로>가 된다.


마음은 모든 것 위로 뛰어올라

자기를 투영할 준비를 언제나 갖추고 있다.


마음을 아주 경계하라.

명상이 바로 마음을 경계하는 일이다.

조심하는 것. 마음에 속지 않는 것,

그래서 선사들은 그렇게 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