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란 말의 의미

2006. 5. 31. 11:54잠언과 수상록

 

 

 

 

고통이란 말의 의미


<고통>이란 말을

고대 인도인들은 <베다나(vedana)>라고 표현했다.

이 <베다나>라는 말은

고대 산스크리트어로서 2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하나는 <고통>이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지식>이라는 뜻이다.


인도의 고대 성전으로

지금까지도 종교철학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베다(veda)라는 경전의 이름도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다.

고대 인도인들은 고통이 곧 지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고통>과 <지식>의 원천이란

두 가지 뜻을 <베다나>란 한 말로 사용했던 것이다.


<고통>과 <지식>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가?

이제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가령 우리가 고통을 당하게 되면 즉시 그것을 알게 된다.

위장(胃腸)이 내 몸에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위가 아플 때이다.

위장은 전에도 분명히 내 몸 안에 존재했었다.

그러나 우리가 아프지 않으면 우리는 위장이 내게 있는지 조차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는 매일 폐(肺)로 숨을 쉬지만 폐가 있느지 없는지

의식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호흡이 가쁘고 기침이 나고

얼굴색이 변하고 열이 나면 폐가 있음을 자각한다.


그럼으로 의학에서는 건강의 정의를

『신체가 없다고 생각되는 때라고 한다』

우리가 우리의 신체 각 기관에 대하여

의식하고 있지 않을 때가

곧 우리가 건강한 때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 신체기관에 잘 알고 있다면

그 기관은 무엇인가 이상한 것이다.

왜냐하면 무엇인가 잘못되었을 때에만

우리의 의식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고통 있음으로 지식이 발동하는 것이다.


생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몰다가도

엔진이나 다른 부분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그때서야 자동차가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듯이,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을 때에만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게 되고,

그 병을 자각하여 자기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어느 조사는 그의 어록(語錄)에서

『고통과 악연(惡緣)을 너의 선지식으로 삼아라』

라고 했다.

이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말한 것이다.


고통과 악연을 선지식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은

육체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내 육신을 돌아보듯,

삶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미망에 빠진 자신을 자각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인간은 육신의 병이 깊을수록

병을 고치는 그 길에 더 정진하듯,

삶의 고통이 크면 클수록

진정한 구도의 길을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란 말은 지식과 상통하는 말인 것이다.

그럼으로 고통의 시작은

곧 자아의 탐구로 돌아가라는 메시지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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