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2006. 5. 7. 22:48잠언과 수상록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온통 패륜으로 난무하고 있는 이 사회.

동네 아저씨가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살인까지,

보험금에 눈이 멀어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를 청부살인하는 이 사회,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이 끔직한 사회.

효도를 핑계삼아

부모님을 해외 여행시키 준다고 모시고 가서

낯선 이국땅에 내 몰라라 하고 버리고 오는

신세대 고려장이 흥행하는 이 사회.


참으로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보살이 내게 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개와 사람이 경주하여 개가 이기면

개 보다 더한 놈이 되고,

개와 비기면 개 같은 놈이 되고,

지면 개만도 못한 놈이 된다고.


정말 요즘 세태는

개보다 더한 놈과 개보다 못한 놈들로 가득 차 있다.

적어도 개만큼만 살아도 좋을 텐데...


개를 보라.

이 지구상에서 주인에게 충실한 이 만한 동물이 있던가?

충직성 그것은 바로 개의 뛰어난 속성이다.

그 속성이 뭇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매를 맞아도 꼬리치며, 재롱을 잊지 않고

미워해도 배반하지 않는 그 충직성.


이해득실에 따라 어제의 친구도 오늘은 적이 되고

오늘의 적도 내일의 친구가 되는 조변석개같은

저 인간군상들이

어찌 개를 빗대어 욕할 수 있으랴.

신의(信義)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저 인간군상들이

어찌 개를 두고 비아냥 그릴 수 있겠는가?


로마의 웅변가인 키케로는 개의 특성을 이렇게 찬양했다.

『철저한 경계심

주인에 대한 지극한 충성심

적에 대한 불같은 증오심

믿을 수 없을 만큼 예민한 후각

산냥하는 순간의 놀라운 민첩성』


사람이 사람답게 되기 위해서는

개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어리석은 탐욕으로 마음이 병들지 않도록

철저한 경계심으로 깨어있는 마음,

재물과 권력에 아첨하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지 아니하고,

이름 석자 밝히려고 발버둥치지 아니하고,

이해득실에 저울질 하지 아니하고

내 말과 내 행동에 신의(信義)를 지키며

불의와 거짓에 타협하지 아니하고

미움과 시기에 대적하지 않고

따스한 가슴으로 용서하고 받아드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삶에서 뿜어나는

원한과 질투,

배신과 증오의 그 독,

미움과 시기심의 저 독을

감로로 바꾸는 지혜의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호기심과 분별심을 떠나

오로지 진솔한 마음으로

나태하고 위선적인

세속의 그 습관적 행위가 아닌

내 행동에 대한 정직함을 가질 때


우리는 말할 수 있으리라

그렇지 못한 인간들에게,


[개만도 못한 놈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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