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2005. 10. 4. 00:17붓다의 향기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우주의 소리를 흔히들 <옴 Aum>이라 한다.

기쁨과 환희가 극이 되어 넘칠 때 그대의 입에서 무심히 벧어나는 소리를 생각해 보라. <아!> 하고 뒤를 잇지 못한다. 여기는 말이 사라지고 글이 사라지고 일체 사유가 멈추어진 경지이기 때문이다. <옴>이란 소리는 바로 이런 경지를 일컫는 말이다. 그것은 일체 사유(思惟)가 사라진 소리이기에 사람의 입에서 나왔지만 사람의 소리가 아니다. 그래서 자연의 소리, 우주의 소리라고 말한다.


<심경>에서 마지막 이 소리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란 바로 그런 환희의 소리다. 주부와 술부가 사라진 정수만을 내벧는 소리다.


<아제>란 범어 <gate)>의 음역이다.

이는 <〜가자>라는 뜻이다.

초월이란 뜻이다.

벗어나자는 뜻이다.


<바라>란 범어<para> 의 음역이다.

<저 편>이란 뜻이다. <더 높이>란 뜻이다.


<승>이라 범어 <sam>의 음역이다.

<바르게> <완전>이란 뜻이다.

더 높이 간 그곳을 떠나 더욱 완전한 곳으로 간다는 의미다.


<모지>는 범어<bodhi>의 음역이다.

각(覺)이란 의미다. 깨달음이란 뜻이다.


<사바하>란 범어 <svha>의 음역이다.

<축복하옵소서>라는 뜻이다.

기독교에서 기도의 마지막에 축원하는 <할렐루야>와 같은 의미다.


그럼으로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란

<가자, 가자, 저 건너로 가자, 저 언덕 넘어 더 높이 가자,

깨달음이여, 영원 하옵소서>라는 의미다.


그런데 심경의 이 마지막 찬양의 소리 <아제>는 4번을 반복하고 있다.

왜 그런가? 단지 축원의, 찬양의 소리이기 때문에 의미 없이 반복했단 말인가? 아니다.

이는 의식의 4단계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아제>란 가시적(可視的)인 것, 물질적인 것, 유형적(有形的) 것들로부터 벗어나자는 의미다.

우리의 눈에 존재로 보이는 그 모든 것을 벗어나자는 의미다.

감각적 모든 형상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다.

우리의 마음에 <…이다>라고 하는 그 모든 있음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의미다.


두 번째 <아제>는 생사의 문제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다.

성주괴공(成住壞空)하는 물건의 형상에서, 살아있는 것들의 생주이멸(生住異滅)하는 그 모든 형상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다. 윤회란 무엇인가? 생사의 체바퀴인 것이다. 돌고 도는 생사의 체바퀴- 그것이 윤회가 아닌가. 태어남(生)이란 구름이 모인 것과 같고 죽음(死)이란 구름이 흩어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인데 그 갇힌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의미 이다.


세 번째 <아제>는 모든 이름으로 벗어나자는 의미다. 영혼, 신, 정의, 선악 등 그 모든 관념, 이념, 형이상학적인 모든 존재들에게 붙여진 이름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의미다.  <나>라는 것으로 벗어나자는 의미 이다.

  

네 번째 <아제>는 벗어난 그 것으로부터 더 높이 가자는 의미다. <공>이라는 그것도 버린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자는 의미다. 말과 글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고 마음의 모든 작용이 끊어진 그 경지로 가자는 의미다. 그것이 무엇인냐 하면 그것이 바로 필경공(畢竟空)의 세계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그것이 반야의 마지막 단계요, 이름도 없고, 무어라 할 수 없는 그 단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금강경>에 이르기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아니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무상정등정각이 아니기 때문에 무상정등정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름조차 없는, 아니 이름 지을 수 없는 그것을 이르는 말 아닌 말이 아닌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 승아제 모지 사바하>


 진실로 듣고 들어도 절묘하고,

진실로 불러보고 또 불러 보아도 묘한 이 만트라의 소리!

 어떻게 이렇게 10만송의 반야가 이 262자로 압축되었을까?

경탄, 경탄, 그 절묘한 방편의 혜안에 경탄을!

진실로 부처의 가피 없이 어찌 이루어졌을까?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내 육신 모두 태우고 태워도,

남은 그 재마저 태우고 다시 태워도,

님 향한 이내 마음 그 무엇으로 태울 수 있으랴!

님 향한 이내 마음 그 무엇으로 태울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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