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경의 비유

2005. 10. 3. 22:36붓다의 향기

 

독사경의 비유


 

어떤 사람이 왕에게 죄를 지었는데 왕은 그에게 광주리 하나를 맡기어 잘 간직하라 분부하였다. 그 광주리 안에는 네 마리 독사가 있었는데 왕은 죄인에게 잘 보살펴 기르라고 하니 죄인은 징그럽고 황당하고 겁이 났다.

“네 마리의 뱀을 어떻게 키운담! 강아지도 아닌 뱀을… 그것도 무서운 독사를… 까닥 잘못하면 독사에게 물려 생명까지 잃어버릴텐데.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고 네 마리씩이나?”

그렇게 생각이 들자 그는 기회를 잡아 광주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를 안 왕은 다섯 사람에게 따라가 잡으라고 명하였다. 다섯 명은 칼을 뽑아들고 그를 쫓아간다.


이때 어떤 사람이 부드럽게 다가와서 이르기를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다루었다면 그렇게 도망 안 다녀도 되는 것을. ” 하고 꼰드겼다. 죄인이 생각해보니 이 사람은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나 속으로는 해칠 생각을 품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죄인은 그 말의 뜻을 깨닫고 그대로 도망쳤다. 간신히 어느 마을에 도착해 보니 그 마을은 사람이 없는 빈 마을이었다.


그 죄인은 그 빈 마을을 둘러보다가 어떻게 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가 이르기를 “이 마을은 비록 비어 있으나 도적들이 머무는 곳이다. 그대가 여기에 머문다면 반드시 도적들에게 해를 입을 것이니 행여라도 여기에 머물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라고 일러주었다.

그의 말을 들은 그는 그대로 달아나다가 어느 큰 강가에 이르렀다. 이쪽 기슭에서 그 강의 저쪽을 보니 딴 나라같이 보였다. 안락하고 평탄하고 청정하여 아무런 근심거리가 없는 곳처럼 평온한 곳으로 보였다.


그는 생각했다. 이 강을 건너 저쪽 나라로 가야지. 그리고는 갈대를 꺾어 모으고 나뭇가지를 꺾어 모아 이를 묶어서 뗏목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뗏목을 타고 손과 발을 써서 저편 강 쪽으로 뗏목을 저어나갔다. 힘껏 젓고 또 저어서 건너서 저쪽 언덕에 이르니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그지없이 평온함을 얻었다.


여기서 왕이라 함은 마군(魔)이요, 광주리라 함은 사람의 몸이요, 네 마리의 독사라 함은 사대(四大)를 의미한다.

임금의 명을 받아 칼을 뽑아들고 쫓아간 다섯 사람은 오온을 의미하고, 입으로는 착하고 마음은 악한 사람은 욕심을 상징한다. 빈 마을이라 함은 육식(六識)이요, 도적이라 함은 육진(六塵)이요, 가엾이 여겨 말해 준 사람은 좋은 스승을 의미한다. 큰 강은 애욕을 의미하고, 뗏목은 팔정도를 의미하고, 손과 발로 애써 건넜다 함은 정진(精進)을 의미한다. 이쪽 언덕은 세간(世間)을 의미하고, 저쪽 언덕이라 함은 열반(涅槃)을 의미한다. 강을 건넜다 함은 번뇌의 누(漏)가 다한 아라한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항상 이 몸을 「항상(상(常)하고, 즐겁고(樂), 내가 있고(我), 청정하다(淨)」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는 네 가지 잘못된 생각(四顚倒)이요, 착각이다. 독사경의 이 비유는 이 네가지의 잘못 된 생각을 깨트리기 위하여 무상(無常)과 고뇌(苦惱)와 무아(無我)와 부정(不淨)을 말하고 바르게 가야할 길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붓다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불매  (0) 2005.10.04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0) 2005.10.04
길손의 헛소리  (0) 2005.10.03
까르마(karma: 업) 이야기  (0) 2005.10.03
무아소의 메시지  (0) 200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