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32구 (선지식과 법주지인욕)

2024. 9. 19. 09:36증도가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

이것이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原文>

觀惡言是功德(관악언시공덕)

此卽成吾善知識(차즉성오선지식)

 

부처님은 구경(究竟)의 깨달음을 성취하신 분이다.

이를 보리(菩提)를 증득하셨다고 한다.

‘보리(菩提)’란 곧 일체지지(一切智智)를 말한다.

수행자가 이 보리를 충만 시키는 것을

자량(資糧)이라고 하며

이를 성취하는 데 6가지 법이 있다.

이를 육바라밀이라고 한다.

육바라밀이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바라밀을 말한다.

본 구(句)는 그 육바라밀 중

인욕바라밀을 인용하여 법을 설하고 있다.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찬제바라밀)이란

몸이나 마음으로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을 감수하여도

그 의지로 인내하여 감당함으로써 교만하지도 않고

하열하지도 않아 마음에 물듦과 혼탁함이 없는 것을 말한다.

 

<보리자량론(菩提資糧論)>에 의하면

이를 3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즉 신주지(身住持)ㆍ심주지(心住持)ㆍ

법주지(法住持)의 인욕이다.

신주지(身住持)의 인욕이란 몸에 느끼는

덮고 춥고, 벌레에 의한 해악 등에 대하여

몸으로 인욕하는 것을 말하며,

심주지(心住持)의 인욕[心住持忍]이란

욕하고 꾸짖음[罵詈]ㆍ성내고 혐오함[瞋嫌]ㆍ

책망함[呵責]ㆍ훼방함[毁謗]ㆍ기세를 꺾어 욕보임[挫辱]

기만[欺誑] 등 좋지 못한 말로서 핍박하여

고뇌하게 할 때 그 마음이 요동치지 않아서

혼탁하여 어지러움이 없는 것을 말한다.

또 세간의 법에 접촉되는 여덟 가지,

이른바 이익을 얻음ㆍ이익을 잃음ㆍ좋은 명예ㆍ

나쁜 명예ㆍ기만ㆍ칭찬ㆍ괴로움ㆍ즐거움 속에서

마음이 교만하거나 비굴함이 없이 동요하지 않음이

산(山)과 같은 것도 심주지(心住持)의 인욕이라고 한다.

나를 핍박한 사람에게 한 맺히는 마음이 없고,

투쟁하는 마음이 없고, 소송하는 마음이 없고,

자신을 보호하며 타인을 보호하고,

중생 속에서 자비로운 마음이 상응하고,

자비와 함께 행하여 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항상 베푸는 마음을 갖는 것들도

또한 심주지의 인욕이라고 한다.

 

법주지(法住持)의 인욕이란 범부가 허망하게 분별하여

성내고 분노하며, 꾸짖고 욕하는 것은

글자나 소리로 행해지므로 그 글자와 소리를 관하면

실체가 없는 글자요 소리에 불과하다.

범부가 행하는 일체가 명자상이요,

공허한 메아리 같은

자성(自性)이 없는 것임을 알게 되면,

마음이 곧 수순하여 서로 위배되지 않고

평등하게 인욕하며 감수하게 된다.

이것을 법주지의 인욕이라고 한다.

본문에서 악한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 않고

<觀惡言> 즉 악언을 관(觀)한다고 했기에

이는 위의 법주지(法住持)의 인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공덕(功德)>이란 말의 공(功)은

복리(福利)의 공능으로서

선행(善行)의 덕(德)이 됨을 말하고,

덕(德)은 득(得)의 뜻으로 공(功)을 닦아

얻는 바가 있으므로 공덕(功德)이라 한다.

그러므로 나쁜 말을 관(觀)하여 공덕을 이루니

이는 곧 나의 보리자량이 되므로

후구(後句)에서 이를 선지식이라 한 것이다.

 

선지식(善知識)이란 말의 智識은 그 마음을 알고

그 形相을 안다는 뜻이다.

知人이란 朋友의 뜻이며,

박지(博知)와 박식(博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善은 나에게 이익됨을 말하고

導는 나를 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法華文句4>에 <이름을 듣는 것이 知가 되고,

形相을 보는 것이 識이 된다.

이 사람이 내 보리의 도를 유익하게 하는 사람임으로

善知識이라 한다>라고 했다.

나의 보리(菩提) 자량(資糧)의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부대사(傅大士)는 이를 이렇게 송(誦)했다.

 

「참는 마음[忍心]은 허깨비나 꿈과 같고,

욕된 경계[辱境]는 거북이 털과 같으니,

항상 이 도를 닦을 수 있으면

액난을 만나도 더욱 견고해진다네.」

 

또 <보리자량론(菩提資糧論)>에서는

「원수진 자[怨]와 친한 이[親]와 중간의 사람[中人]을

자비로운 생각으로 항상 평등해서

성내는 요인이 오히려 있지 않으니

어떻게 중생을 성나게 하랴.

 

사랑스럽지 않은 소리에 대해서도

마음이 안온한 것이 메아리 같고

모든 언어도 또한 환상과 같다면

인욕 하는 마음이 문득 손(手)에 있으리.」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