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31구 감로수

2024. 9. 13. 11:41증도가

 

내 듣기엔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아서

(모든 번뇌를) 녹여서 단번에 부사의해탈경에 들어가도다

 

<原文>

我聞恰似飮甘露(아문흡사음감로)

銷融頓入不思議(소융도입부사의)

 

《유마경》 제자품 중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지도 아니하고

그렇다고 그것들과 함께 하지도 아니하여야 하며,

이 몸을 파괴하지도 않고 그

러면서도 일상(一相)을 수순(隨順)해야 하며,

우치(愚痴)와 애욕(愛欲)을 없애지도 아니하면서

밝음과 해탈을 일으켜야 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미 앞에서 비방을 긍정하고 따르라고 했으니

이는 사량(思量) 분별심(分別心)을 떠나

마음이 혼탁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망념(妄念)이 다 없어진 경계를

경(經)에서는 무생(無生)이라고 한다.

무생(無生)은 곧 성불이며 바른 생각이다.

그래서 이를 감로수로 비유한 것이다.

 

여기서 감로수는

부처님의 교법(敎法)을 비유하는 말로 원뜻은

「불교에서 말하는 육욕천(六慾天)의 둘째 하늘인

도리천에 있는 달콤하고

신령스러운 액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액체는 한 방울만 마셔도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살아 있는 사람은 오래 살 수 있고

죽은 이는 부활한다고 한다.

그래서 불사주(不死酒)로도 일컬어진다.

 

《불본행경》에서는

감로수를 8가지 탕약으로 비유한다.

「여덟 가지의 탕약은 그 화합이 매우 신기하고 좋아

감로 맛을 따라 마시는 사람은

미혹하여 취함에서 깨어나리라.」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8가지 탕약은 팔정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경에서는 일체 만법의 근원인 진여 자성은

원융무애 하여 유무 선악 등의 상대를 초월하였다.

이 절대적인 모든 법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본래 공적하다. 이 법의 성품은 이름과 모양이

전혀 없어 일체가 완전히 끊어졌으니,

구경 무심의 증지(證智)로만 도달할 뿐

다른 어떤 경계로서도 헤아리지 못한다고 하였다.

부처님의 경지는

실로 부사의(不思議) 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경지에 오른 자를 견성(見性)했다고 말하니

오직 견성한 사람만이 순경계(順境界)와

역경계(逆境界)의 말을 듣고도

마음의 자재를 얻어서

부사의해탈묘문(不思議解脫妙門)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모든 번뇌를 녹여서 단번에 부사의해탈에 들어간다

[銷融頓入不思議]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