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반석동굴을 법당으로 조성한 경산 성굴사(成窟寺)

2023. 11. 29. 22:53국내 명산과 사찰

 

경산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와 인연이 깊은 지역으로

원효대사의 태생과 수행처로 알려진 옛터에 조성된 사찰이 많이 몰려 있다.

원효대사가 태어난 곳과 생가로 알려진 초개사와 제석사를 비롯하여,

수행처였던 동굴법당으로 유명한 불굴사의 홍주암,

수미단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환성사,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사이에 태어난 설총이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

반룡사 등 모두 이곳 경산에 있다.

이번 경산 기행 순례는 원효대사가 걸어간

옛길을 발자취를 찾아가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사진이 정리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포스팅한다.

 

그런데 이번 경산 지역 순례의 탐방코스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특별한 한 사찰을 알게 되었다. 맥반석 동굴을

법당으로 개조한 사찰 성굴사(成窟寺)였다.

국내 유명 동굴법당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대부분 화강암의 동굴인데 맥반석 동굴법당은 처음이다.

 

성굴사(成窟寺)는 경산시 남천면 부엉산 중턱에 있는 조용한 기도처로

국내 최대 2개의 맥반석 동굴법당과 백팔 돌탑을 조성한 사찰로

최근에 알려진 신흥사찰이다.

성굴사가 맥반석 동굴법당으로 매스컴에 회자하는 데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대해 스님이 감독한 영화

<산상수훈>의 한 배경이 되면서부터이다.

<산상수훈>이란 이 영화는 2017년 국내에서도 개봉되었지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초대될 정도로 유명해졌고

황금 촬영상을 비롯하여 국제영화제에서도 많은 수상을 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

 

<산상수훈>은 성서에서 나사렛 예수의 종교적 가르침과

윤리적 교훈을 모아놓은 것으로

〈마태오의 복음서〉 5~7장에 나온다.

이것은 종래의 보복법과는 달리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새로운 사랑의 법에 기초를 둔 것으로 예수가 제자들과

많은 청중에게 행한 설교이다. 산상설교에는

'8가지 복'(가톨릭에서는 '진복팔단'이라고도 함)과

주기도문을 비롯해 유명한 그리스도교 교훈과

격언이 많이 담겨 있는데

불교 승려가 기독교 경전을 이용하여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성굴사 입구에 들어서니

아직 늦깎이 단풍이 산사의 경취를 자아낸다.

이른 아침 서울에서 출발하여 경산에 도착하자마자

3곳 사찰을 돌다 보니 허기가 진터라 절 입구에 들어서자

절집의 한 분이 나와 점심 공양부터 하라고 하기에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절집 밥은 꿀맛이었다.

공양을 마치고 이제 사찰을 둘러보기로 한다.

 

 

 돌탑 위에 천수관음상을 모셨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옆 좌측에는 돌탑이 줄지어 있고

우측으로는 맥반석 동굴법당 가는 길이다.

대웅전 위 쪽에 또 다른 맥반석동굴법당이 하나더 있다.

 

 

 

 

 

 

첫번째 들린 맥반석 동굴법당은 편액이 따로 걸려 있지 않지만,

동굴 속 법당에 약사여래를 모시는 것으로 보아 약사전인 모양이다.

영화 <산상 교훈>의 백경이 아마도 이 동굴로 사료된다.

맥반석을 채굴하던 옛 동굴 그대로 이용하여 약사여래불만 모셨다.

동굴이라서 그런지 조명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불상과 참배를 위한 비닐 장판 하나가 전부로

동굴법당다운 차비를 갖추지 못해 좀 썰렁했다.

 

 

 

 

 

 

 

 

 

 

 

 

 

 

동굴법당을 나와 대웅전으로 향한다

 

 

 

 

 

대웅전

대웅전 건물은 2층으로 아래층은 종무소를 겸하고

위층이 법당으로 조성되어 있다.

대웅전에는 아미타삼존불을 본존으로 좌측에 약사여래를,

우측에 지장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탱화로는 신중탱화 아미타래영도가 걸려 있다.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좌우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봉안했다.

 

약사여래

 

신중탱

 

 

지장탱

 

 

아미타불래영도

 

 

 

 

 

대웅전 위쪽 동굴로 향한다.

 

 포대 화상

자연석 그대로의 형상이 포대 화상을 닮았다고 보았는지

이 석조물을 포대 화상이라 부른다.

포대화상 치고 좀 엉성하다.

 

극락전

두 번째 맥반석 동굴법당은 극락전을 꾸몄다.

앞선 약사전 동굴과 마찬가지로 맥반석을 채굴한 후

동굴을 자연 그대로 이용해 조성해 놓았다.

앞의 약사전 맥반석동굴 법당보다는 규모가 더 크다.

입구에는 극락전이란 편액이 걸려 있고

종이로 지장전이란 종이 안내판이 함께 붙여져 있다.

이 맥반석 동굴은 2갈래로 한쪽에는 관음불을

다른 한쪽에는 지장보살을 모셨다.

앞의 약사전과 마찬가지로 아직 동굴법당으로 위용을 갖추지 못했다.

조명도 제대로 되지 않아 어두워 사진 촬영도 힘들 정도였다.

극락전은 아미타여래를 주존으로 모시는 전각인데

아미타여래는 보이지 않고 관음불만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이 아니라 관음전인 셈이다.

 

 

 

 

 

 

 

지장전

지장전에는 육환장을 든 입상 지장보살 한 분과

좌상인 지장보살 2분 그리고 관음보살 한 분이 봉안되어 있다.

 

 

 

 

 

 

 

 

 

 

 

 

 

 

 

 

삼성각

극락전을 내려오면 삼성각 가는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과 돌탑이 조성되어 있고 전각은 지붕만 제외하고는

돌로 쌓은 돌집 전각이다.

삼성각을 보니 본존에 석조 산신상이 봉안되어 있고

산신탱화 신중탱화가 조성되어 있다.

삼성각이라면 산신을 물론 당연히 독성과 칠성탱이

함께 봉안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

산신각 가는 길을 삼성각으로 잘못 기술된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신중탱

 

산신탱

 

 

 

 

 

 

삼성각을 내려와 성굴사의 풍경을 다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