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비상2) 기축명아미타불비상 보물 제367호

2021. 5. 2. 20:04문화재

비암사에서 출토된 3기 불비상중 하나인 기축명 불비상은

전씨아미타불비상과 무인명 불비상보다 많은 내용을

앞면에 압축적으로 표현하였다.

뒷면 윗부분에 앞면의

아미타정토 변상(變相, 경전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불상과 불화 형식으로 바꾼 것) 장면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해서체로 689년 2월15일에

칠세부모를 위해 아미타불상을 조성한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아미타불이 서방극락정토에서 설법하는 것을 나타낸

아미타정토 변상은 아래위를 凹식으로 4등분한 다음 조감도식으로 표현하였다.

 

 

불비상 명: 기축명아미타불비상(己丑名阿彌陀佛碑像)

문화재지정: 보물 제367호(1963.01.21.지정)

조선 시대: 통일신라 시대 초기의 불비상(698년)

크기: 높이 56.9cm.

소장; 세종시 비암사 출토/국립청주박물관 소장

 

1960년 비암사에서 발견된 3점의 비상 중 하나로

다른 두 비상과 달리 위로 올라갈수록 두께가 얇아지면서

배(舟) 모양의 큰 돌에 조각하였는데,

앞면에만 좌우대칭으로 불상 군 조각이 있고

 

뒷면에는 4줄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조각상들은 마모되어 세부를 잘 알아볼 수 없다.

맨 밑부분에는 단판의 연꽃잎이 돌려진 위에

난간과 보계(步階)가 부조되었고,

그 위에 연못의 물결을 나타낸 듯한 파상선(波狀線)이 새겨져 있다.

연못 중앙에서 줄기가 솟아나 가지를 뻗은 연꽃 대좌 위에

본존불이 앉아 있고 좌우에 각각 1구의 나한과 2구의 보살,

인왕상이 늘어서 모두 9존으로 되어 있다.

 

<구품연지(九品蓮池)>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연화장세계라고 칭하는데

극락세계를 구품연지로 상징된다.

구품연지(九品蓮池)는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의하면

성격이나 행위의 차이에 따라 정토에서 태어나서 받는 과보(果報)에도

아홉 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상. 중·하의 삼생(三生)으로 나누고

이것을 다시 삼품(三品)으로 분류한 것이

극락왕생의 구품연지인데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되면

평생 지은 업(業)의 깊고 얕음에 따라

아홉 가지의 차등이 있는 연대(蓮臺)에 앉게 된다는 것이다.

물결 모양의 조각은 연지(蓮池)를 상징하고,

연지는 연꽃을 키우는 연못으로

연꽃은 불교의 연화세계(蓮華世界)를 상징하는 것이다.

 

 

본존 좌우에는 보살상이 있고

그사이에 열반의 경지에 이른 성자인 나한(羅漢)의 상반신만 표현하였다.

보살상 옆에는 사나운 귀신인 야차상(夜叉像)이 한 손을 들어

천궁(天宮)을 받들고 있으며, 그 옆에는 수호신인 인왕상(仁王像)이 있다.

 

본존 위에는 반원 모양으로 5구의 작은 부처가 새겨졌고,

그 위에는 다시 7구의 작은 부처가 표현되어 있다.

이 7구의 작은 부처상은 과거 칠불을 상징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불상들 사이에는 나뭇가지와 잎이 표현되었고,

구슬과 장신구가 새겨져 극락의 화려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본존의 연화좌 밑에는 본존을 향해 꿇어앉아

두 손으로 합장하며 공양 자세로 앉아 있는 인물상과

사자상을 좌우에 대칭되게 조각했다.

 

중앙의 본존불은 연꽃과 연주로 장식된 머리광배를 뒤로 하고

통견의 법의를 걸치고 있다. 얼굴이나 손의 모습은 마모되어 알아볼 수 없고,

허리 밑으로 늘어져 둥글게 도드라져 반복되는 옷 주름이 보인다.

본존 양옆의 협시보살상에서는 연꽃이 장식된 둥근 머리 광배와

X자로 교차하는 천의, 세로 선으로 음각된 군의 표현이 확인된다.

 

그 바깥쪽 좌우에는 본존을 향해 몸을 돌리고 서서

한 손으로 보궁을 받쳐 든 입상이 있는데

머리광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보살상으로 생각된다.

보궁 속에는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의 유마거사상(維摩居士像)과

문수보살상의 대담 장면을 연출한 듯

마주 보고 앉아서 손을 앞으로 내민 존상이 표현되어 있다.

양쪽 맨 끝에 서 있는 인왕상은 창과 같은 지물을 들고 있으며

상체는 나신(裸身)인데 몸에 걸친 영락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이 군상의 위로는 본존의 두광을 따라 5구의 화불을 배치하고

그 위에 화불보다 조금 큰 좌상 7구를

비상의 윤곽을 따라 둥글게 배치했으며,

화불과 좌상들 사이로는 큰 나뭇가지와 잎,

그것을 덮고 내려오는 연주와 영락이 새겨져 있다.

이 비상의 뒷면에는 명문이 있어

기축년에 아미타불과 제 불보살상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축년은 이 비상에 조각된 상들이

같은 비암사 출토 계유명전씨아미타불삼존비상(673 제작추정)과

대체로 같은 모습인 점을 고려할 때

673년과 가까운 698년(신문왕 9년)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 비상은 백제계의 조각 양식을 따른 연기군 출토

불비상 7개 중 하나로서

아미타 신앙의 유행을 반영하는 중요한 상이라 할 수 있다.

조각 내용은 연지(蓮池)를 비롯한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를 나타낸 것으로서 군상의 위에 표현된

소 불좌상 7구는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의

과거칠불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