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악의 최고봉에 있는 화악산 법장사
2020. 10. 24. 23:42ㆍ국내 명산과 사찰
경기 오악(五岳) 중 제일 높은 화악산(華嶽山)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경기 오악은 화악산을 비롯하여 개성 송악산(松岳山: 488m),
파주 감악산(紺岳山: 675m), 포천 운악산(雲岳山: 937),
과천 관악산(冠岳山: 631m)을 말한다.
38선과 가까운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100대 명산 중 하나에 속하지만
찾은 이가 그리 많지 않지만, 화악산의 주봉은 삼형제봉으로
정상인 신선봉(1,468m)과 서쪽의 중봉(1,446.1m), 동쪽의 응봉(1,436m)이다.
화악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은 군사지역으로 묶여 있어
등산객들은 중봉을 화악산 정상으로 여기고 있다.
화악산은 예부터 여러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화천편에 의하면 영평 사람들은 백운산(白雲山)이라 하였고,
<춘천읍지>에는 ‘백작산白作山이라 칭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대동지지〉에는 ‘백운산은 서북쪽으로 100리 영평현(지금의 가평) 경계에 있다.
백운산을 화악산이라 불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문헌으로 볼 때, 화악산은 옛적에 백운산, 백작산 등으로 불린 모양이다.
화악산은 6.25가 발발했었던 시기에는 격전지로 알려진 산으로
지금도 38선이 가까워 정상을 비롯하여 화악산 일대는
군사지역으로 묶어 통행이 금지된 곳이 많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는 말 그대로
화악산에는 강원도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된 곡운구곡(谷雲九曲)을 비롯하여
삼일계곡 등 많은 이름난 계곡이 즐비하여
새롭게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악산 일대의 특징은 군사지역인 관계로
공장과 같은 산업시설이 제한되고
또한 통제된 곳이 많아 교통은 다소 불편하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다른 지역의 산들과 비해
환경오염에 물들지 않은 자연 그대로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악산 법장사는 화악산 중턱에 자리하고 사찰로
조선 후기에 반수암(半睡庵)이 있었던 탓에
반수암지(半睡庵址) 법장사(法藏寺)라고도 불린다.
반수암은 조선 후기 유학자였던 김수증(金壽增 1624~1701)이
벼슬을 사직하고 이곳 화음동으로 내려왔을 때
금강산에서 수도하다가 함께 내려왔다는 홍눌이란 스님이 지은
암자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 시대에는 미륵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출토된 사적은 없고 단지 구전(口傳)으로 전해진 것이 전부다.
그 외에는 따로 사찰에 대한 창건과 폐사 등 사찰에 관련된
일체 기록이 드러난 것이 없어 알 수 없다.
현재 당우로는 근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대웅전,
무량수전, 범종각과 요사채가 있고 편액이 없는 2개의 전각이 전부다.
자연 암반을 이용하여 그 아래에 산신상을 둔 산신각과
2기의 석조불상과 마당에 석탑 1기가 있지만
이 또한 근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유적으로는 사찰 입구에 홍눌스님의 부도 1기가 전부다.
법장사의 사찰에 대한 기록이 없어 그 연유를 알 수 없지만,
전각들은 전부 최근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데,
불상이 없는 빈 전각들뿐이라 고봉(高峯)의 수행도량처로 알고
순례하는 불자(佛子)라면 다소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현재의 법장사의 실정이다.
현재 법장사 사주는
화악산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힐링 명상센터에 주안점을 두고
사세 확장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처님의 가피로 온전한 청정 가람으로
다시 세상에 회자하기를 기대해 본다.
경내 입구에 세워진 이글은 초발심자경문의 제9구를 설한 것이다.
초발심자경문은 출가한 승려가 강원(講院: 승가대학)의 사미과(沙彌科: 치문반)에서
처음 배우는 필수 입문 교재로, 현존본은 원효의『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지눌의『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야운의『자경문(自警文)』을 합본한 것이다.
원문을 소개한다.
其九는 勿說他人過失하라(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雖聞善惡이나 心無動念이니 無德而被讚은 實吾慚愧요
有咎而蒙毁는 誠我欣然이니라 欣然則知過必改요 慚愧則進道無怠니라.
勿說他人過하라. 終歸必損身이니라. 若聞害人言이어던 如毁父母聲하라.
今朝에 雖說他人過나 異日에 回頭論我咎니 雖然이나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 譏毁讚譽에 何憂何喜리요.
頌曰, 終朝亂說人長短 竟夜昏沈樂睡眠 如此出家徒受施 必於三界出頭難
(선악을 듣드라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덕이 없는데 칭찬을 받는 것은
실로 나의 부끄러움이요, 허물이 있는데 욕을 먹으면 진실로 기뻐할 일이다.
기뻐하여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치고,
부끄러워 한 즉 도를 닦음에 게으름 피지마라.
타인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끝내 돌아와 내 몸을 상하리라.
만약 남을 헐뜨는 말을 듣는다면 마치 부모님을 헐뜯는 소리로 여겨라.
오늘 아침 비록 남의 허물 입에 올리나 다른 날 되돌아
내 허물 거론하는 말 듣게 되리라
비록 그러하나 무릇 모든 형상이란 다 실체가 따로 없는 것이니,
나무라고 헐뜯고 칭찬함에 어찌 근심하거나 기뻐하랴
게송으로 말하노라 아침부터 하루종일 남의 잘 잘못이나
떠벌이다가 밤새도록 흐릿하여 잠이나 즐기누나.
이 같은 출가 헛되이 보시나 축내는 것이라.
참으로 삼계 윤회 벗어나기 어렵도다.)
대웅전에 봉안된 이 불상은 무량수전에 있는 불상을 옮겨놓은 것이라고 한다.
수인이 항마촉지인이기 때문에 석가모니불로 여기고 대웅전으로 옮겼다고 한다.
현재 무량수전에는 대세지보살은 없고 관음보살상만 남아 있다.
아미타불상 역시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불상이 석가모니불로 단정하기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협시불인 관음보살상이 있기 때문이다.
법당은 마루바닥이 모두 파혜쳐져 있다.
이 편액에 나온 정담은 동국대이사장 및 동국역경원원장 역임하신
조계종 총무원장 영안대종사(1907~1957) 스님 제자라고 한다.
법장사 전각 중 유일하게 불상만 제외하고는 그런대로 완전하다.
이곳에 있던 본존불은 대웅전으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협시불인 관음보살만 남아 있다. 대세지보살은 사라진 보이지 않는다.
무량수전에서 바라 본 산신각
처마바위 밑에 또 한 분의 산신을 봉안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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