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나들이,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

2020. 7. 13. 20:09명승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불은 산청 내원사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이다.

서울에서 당일 코스로 움직이기는 먼 길이라

지금까지 내려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가 큰마음 먹고 결정을 했다.

멀고 힘든 길이라 내려가는 김에 산청 내원사를 비롯하여

주변의 사찰 그리고 귀경길에 둘러 볼

남원의 몇 곳 사찰을 나름대로

코스와 시간대까지를 어렵게 기획했지만,

아뿔싸, 제주도로부터 비 소식은 있었지만,

출발하는 일요일 아침 산청의 일기예보를 다시 점검해보니

전날까지는 늦은 오후에야 내린다는 비 소식이

오후 3시경으로 돌연 바뀌는 바람에 모든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던가.

나들이도 좋지만 사서 고생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모처럼 먼 나들이 계획인데….

마음이야 선뜩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꿩대신닭이라고 비 소식이 없는

서울과 산청 중간쯤의 거리에 들릴만한 곳을 물색하다가

예산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와 예산으로 향했다.

모처럼 계획한 나들이가 출발 직전에 변경되었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심경을 가졌을 안 사람의 마음도 위로하는 겸

힐링도 되는 나들이가 될 테니.

비는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북상했다.

비 소식이 없었던 예산에도 정오부터 뿌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빗살이 굵어졌다. 그래도 예까지 내려왔는데 하는 생각에

굴 바위 절이라는 법륜사와 예산의 고찰(古刹)로 알려진

향천사를 가볍게 둘러보고 마지막 코스로 예당호 출렁다리로 향했다.

다행히 빗살이 조금 약해지기는 했지만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다른 손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를 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는 예산군이 자랑하는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2019년 4월 6일 개통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서 길이는 402m라고 자랑하는 다리다.

그러나 길이로 보면 서해대교(길이 7,310m)가 으뜸이고,

주탑의 높이로는 이순신대교(주탑 높이 270m)가 최고다.

다만 서해대교와 이순신대교는 모두 관광도로가 아닌

산업용 도로 역할을 하지만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는

오로지 관광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설상가상으로 비도 내리는데도 참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다만 주창장이 비탓에 조금 여유가 있어 다행이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무엇보다도 사람의 발을 묶어 놓아

너나 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을 더 갑갑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

출렁다리 주변에는 다른 볼거리, 즐길꺼리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중에 하나인 음악분수도 조성되어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 기준으로

주간 4회(오전 11시, 오후 1시·3시·5시),

야간 3회(오후 8시·8시 30분·9시) 가동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공휴일인데도 비가 내려서 그런지 가동치 않았다.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는 출렁다리뿐만 아니라

호반을 끼고 부표 위에 가설된 데크길이 상당히 길게 조성되어 있다.

어림잡아 4~5km는 느끈이 될 것 같다.

시간만 허용된다면 비가 내려도 예당호 출렁다리와 함께 조성된

조각공원과 둘레길을 끝까지 걸어보고 싶었지만

비 오는 날은 고속도로가 정체가 심할 것 같아 이를 고려하여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둘러 귀경길에 올랐다.

 

주탑의 높이는 64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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