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988호 군위 대율사 석조여래입상

2020. 7. 6. 18:26문화재

경주 신선사의 마애불상군을 다녀오고 싶었지만,

거리나 시간상 당일 코스로는 무리가 될 것 같아 군위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대구 지역은 코로나 여파로 수난을 겪고 있기에

이 지역은 가능한 피해 멀리 가고 싶었지만,

군위는 팔공산 뒤편이라 조금 안심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대율사는 그리 많이 알려진 사찰이 아니므로

사람과 만남도 그리 걱정할 것도 없을 것이라고 여겨 집은 나섰다.

 

제2 석굴암으로 불리는 군위의 명소 국보 제109호가 있는

삼존석굴은 언제나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지만

같은 지역의 대율사는 예상은 했지만,

신도도 찾는 이도 전혀 없는지 철문이 닫혀 있었다.

철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인기척도 없어

절의 바로 옆 민가를 통하여 들어가 보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돌담으로 막혀 있었다. 포기하고 돌아서려다

철문을 자세히 보니 철문 한쪽 아래에

“ㄷ” 자 모양의 고리를 위쪽으로 하여 문을 걸어 놓았다.

이 고리를 벗기고 경내로 들어갔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마치 산속의 빈 절처럼 적막했다.

이름난 사찰은 주차료는 물론 입장료까지도 받는 요란을 떠는 데

대율사는 보물급 문화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찾는 이가 없어 철문도 항상 이렇게 닫아 놓는 모양이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불교의 현실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보물 제988호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軍威 大栗里 石造如來立像)은

경상북도 군위군 부계면, 대율사 용화전 안에 모셔진 불상이다.

1989년 4월 10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988호

군위대율동석불입상(軍威大栗洞石佛立像)으로 지정되었다가,

2010년 8월 25일 현재의 명칭인

「군위 대율리석조여래입상」으로 변경되었다.

 

대율사(大栗寺) 용화전(龍華殿) 안 둥근 대좌(臺座) 위에 올라서 있는

대율리 석불입상은 대율리 전통마을(한밤 마을)의 외진 곳인

미륵댕이에 허리 이하가 파묻혀 있던 것을

1972년 대율사를 지으면서 발굴해낸 것이다.

 

자연석의 윗면만을 편평하게 한 대좌 위에 서 있는

이 불상의 높이는 265cm, 두상(頭像)의 길이는 60cm,

어깨 폭 84cm의 5등신상으로 광배(光背)는 없지만,

불신(佛身)은 완전하다.

 

민머리 위에 있는 낮고 넓은 머리(육계)를 하고 있으며,

육계(肉髻)의 좌측 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이다.

둥근 얼굴에 얇은 입술과 작은 입, 낮은 코 등은

얼굴을 다소 비만으로 보이게 하지만 통통한 볼 등은

원만함을 느끼게 한다. 귀는 길어서 어깨에 닿고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손끝이 위로 향하도록 펴고 있으며,

왼손은 손바닥을 몸쪽으로 하여 가슴에 대고 있는 독특한 모양이다.

양어깨에 걸쳐진 법의는 가슴과 배를 지나

무릎까지 얕은 U자형 주름을 이루고 있다.

팔목에 새겨진 옷 주름은 곧게 서 있는 긴 하체와 함께

당당하지만 경직된 인상을 풍긴다.

 

두 발은 떨어져 나간 것을 다시 부착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두 발의 발가락이 선명하게 부조되어 있다.

 

전체적인 면에서는 큰 얼굴, 벌어진 어깨, 유난히 큰 손,

긴 하체 등이 균형을 깨뜨리고 있으나

당당하고 세련된 면모를 보이는 9세기

통일신라 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귀중한 석불입상이다.

 

1979년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04호로 지정받았고,

1989년에는 보물 제988호로 지정되었다.

다소 딱딱한 면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얼굴 등을 통해 세련되고 당당한 신라 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대웅전에는 협시불 없이 석가모니불만 모셨다.

지장탱
신중탱
약사여래탱, 일광과 월광보살이 협시해 있다.

좌우에 지장탱, 신장탱, 약사여래탱이 걸려 있다.

여느 산신각과 매우 다르다.

남산신과 여산신을 마치 부부처럼 함께 모시고

그 옆에는 두 마리 용이 휘감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용왕을 모신 것 같다.

 

전각 뒤편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 중 이 석 부재는 광배(光背)인 것 같다.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무심한 돌무더기와 함께 방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이 절터에 또 다른 석조 불상을 모셨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