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금주산 금용사
2020. 6. 21. 14:53ㆍ국내 명산과 사찰
포천 금주산 금용사
일요일 아침 몸도 찌뿌듯한데 날씨마저 흐리다.
그렇지만 진종일 방콕하기도 그렇다.
그래서 멀리 나들이하기는 그렇고 해서 반나절 움직일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암벽 위에 올연히 서 있는 법당이 있다는
금용사가 우연히 눈이 들어와 찾아가 보았다.
집에서 포천까지는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이고
산행을 할 것도 아니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포천 금용사는 검색해 보아도 그리 잘 알려진 사찰은 아니다.
포천 금주산(해발 568m)을 산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산행의 들머리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찰로서는 조금 생소하다.
포천 금용사에 사력(寺歷)을 조회해 보아도 관련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사찰 안내서에 따르면 대한불교 태고종 소속의 사찰로
미륵 도량으로 되어 있고,
창건 내력은 조선 말기 고종 2년(1865년)에 임진왜란 때의 명장으로 알려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후손인 지담대사가 이곳에 나라를 걱정하며
암자를 지어 수행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이 전부다.
지담대사에 대해서도 기록을 찾을 수 없어 어떤 스님인지를 알 수가 없다.
그 후 1970년 지혜 스님이 이곳에 대웅전과 석불을 조성하고
암벽에 감실을 만들어 천 불의 불상을 조성한 후
호국(護國) 기도 도량으로, 미륵기도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찰로 홍보되어 있다.
사찰 입구에서부터 조용한 느낌을 주는 포천 금주산 금용사는
여느 사찰과 달리 일주문은 없고 대신 철제 조립문에
금주산 금용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이 붙은 곳을 지내 조금 지나면 첫 경내가 지장전으로 시작한다.
지장전 앞에는 포대화상이 조성되어 있고
그 앞에는 감로병을 든 관음보살상이 조성되어 있다.
지장전 안에는 작은 불상들로 가득 차 있다.
추측건대 새 전각을 지을 때까지 불상들을 조성해 놓고
임시로 지장전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장전 조금 위에 본당으로 오르는 긴 돌계단이 시작된다.
오르는 돌계단 우측에는 삼층탑이 있다.
역사는 없고 이끼는 끼었지만, 최근에 조성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포천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에는 문화재급 석불이 많이 산재해 있는데
불행히도 금용사는 문화재급 석불이 보이지 않는다.
호국석굴이다. 앞에는 칠층석탑이 조성되어 있다.
호국(護國) 불교의 기도 도량을 표방하는 사찰인지라
이런 도량을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관리가 되고 있는지 몰라도 조금 허술하게 보였고, 실내가 너무 어두웠다.
전기시설이 되어 있을 텐데 전등 스위치를 찾지 못해
노이즈를 감소하고 ISO 감도를 12000으로 높여 간신히 몇 커트 담았다.
미륵전 가는 길
금용사의 본당 미륵전
법당 수미단에는 미륵삼존불(미륵보살, 용화림보살, 대묘상보살)을 모신 것 같은데
금산사의 미륵삼존불과 비교할 겸 해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지만,
법당을 지키는 보살이 극구 사진 촬영을 막아 사진은 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하는 말,
“이 미륵불(佛)은 부처님이 아니고 주지 스님이 인정한 성인이다”는 말에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았다. 信而不解 하면 增長 邪見이라 했던가.
문화재급 보물도 아닌 데다가 그 보살을 위해
부처에 관해 설명을 해 주려다가 인연이 없는 일에 새 인연을 짓는 것은
부질없어 보여 법당을 벗어나 미륵대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미륵상과 암벽의 불상
암벽에 세워진 본당인 미륵전 뒤 미륵 대불 가는 길 암벽에 조성된 불상들이다.
작은 불상들을 암벽에 감실(龕室)을 얕게 파서 모셔 놓았다.
이끼가 끼고 감실이 빈 곳도 많았다.
조성된 불상은 뛰어난 장인의 솜씨는 아니지만,
암벽에 이런 감실을 조성한 것만으로도
정성이 깃든 깊은 불심(佛心)을 느낄 수 있다.
미륵대불은 금주산 중턱에 조성되어 금용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날이 맑았다면 멋진 풍광을 함께 담았을 텐데 하늘이 받혀 주지 않았다.
어떤 큰 기대를 품은 나들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늘 일진은 모두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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