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간사함

2020. 4. 6. 00:38경전속의 우화들

여자의 간사함

성경에서 가장 간특한 동물로 여기는 것이 뱀이라고 한다.

하나님이 금한 무화과나무의 열매를 따도록 유혹한 자가 남도 아닌 아담의 처인 이브요,

이브를 유혹한 것이 바로 뱀이기 때문이다.

뱀은 두 개로 갈라진 날름거리는 혀로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것이 속성이다.

그래서 옛부터 천하를 지배하는 것은 남자이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인이라고 했던가.

뱀이 날름거리는 혀로 먹이를 통째로 삼키듯

여인의 간사한 그 혀를 감당할 남자가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잡비유경(雜譬喩經)에 이런 이야기 있다.

 

(혜원의 춘화도)

 

옛날 어떤 사성(四性)은 그 아내를 감추어 두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 부인은 종을 시켜 땅굴을 파고 은방 아이[琢銀兒]와 정을 통하고 지냈다.

그 뒤에 남편이 알게 되자 부인은 말하였다.

나는 평생 그런 일이 없습니다. 당신은 억울한 말 마십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당신을 데리고 신수(神樹)한테 갈 것이오.”

좋습니다.”

()를 가진 지 이레 만에 재실(齋室)에 들어간 뒤,

그 아내는 가만히 은방 아이에게 말하였다.

이 일을 장차 어떻게 하면 좋은가?

너는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머리를 풀고 시장에 나가 만나는 사람마다 잡아당겨 끌어안으라.”

남편이 재를 마치고 그 아내를 데리고 나올 때 아내는 말하였다.

나는 아직 시장 구경을 못 했습니다. 당신은 나를 데리고 시장을 지나갑시다.”

그때 은방 아이는 그 아내를 안고 땅에 뒹굴고 아내는 그 남편을 꾸짖으면서 말하였다.

왜 사람을 시켜 나를 끌어안게 하시오.”

남편은 말하였다.

이 사람은 미치광이이다.”

부부는 함께 신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아내는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저는 평생에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 미치광이에게 안겼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아내는 살아나게 되고 남편은 말없이 부끄러워하였다.

여자의 간사함은 이와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