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론) 열반무명론

2020. 3. 14. 21:15조론

조론(肇論) 열반무명론(涅槃無名論)

   

열반(涅槃)이란 범어인데 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오주(五住)의 번뇌가 끝까지 다한 것을 원()이라 하고,

이종생사(二種生死)가 영원히 없어진 것을 적()이라 한다.

이는 번뇌가 고요히 사라진 일심의 다른 명칭이며

청정법신의 진실한 자체이지, 육신의 죽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 국보 제201호)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수행한 원인 때문에

이 적멸한 일심의 자체를 증오한 결과를 법신(法身)이라 말하고,

 광대한 세월에 걸쳐 수행한 원인만큼 결과의 보답을 받는 것을 보신(報身)이라 말하며,

 상황에 따라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화신(化身)이라 말한다.

일체의 모든 부처님은 다 삼신(三身)을 갖추어 법신을 자체로 삼고,

화신으로서 감응의 작용을 한다.

그리하여 중생의 느낌이 있으면 나타나고 느낌이 없으면 은둔한다.

은둔하여 나타나지 않고 일심으로 원만히 귀경하여,

화신 감응의 작용을 거두고 법신의 자체로 귀결하는 것을 입멸(入滅)이라 말한다.

이를 열반이라 지칭하며, 육신의 생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적멸한 일심은 오주(五住)의 번뇌장(煩惱障)이 덮지 못한다.

그 때문에 원()이라 말하고, 이종생사(二種生死)가 그를 붙들어 매지 못하기 때문에 적()이라 말한다.

교리에서는 화신의 출현과 법신이 은둔하는 편에서 네 종류의 열반이 있다고 설명한다.


(소백산 비로사 아미타불좌상과 비로자나불 좌상 보물제996-1,2호)

  

첫째는 자성열반(自性涅槃)이다.

바로 이러한 일심(一心)을 법신이라 부른다.

법신이 일체의 처소에 보편 하여 현상 제법의 자체가 되는 것을

 자성본래적멸(自性本來寂滅)이라 말한다.

이는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이 계시지 않거나에 관계없이

 성상(性相)이 상주 불변하여 일체중생이 멸도(滅度)이므로 다시 새삼

번뇌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때문에 자성열반이라 말한다.


(경주 함월산 골굴사 마애열래불 보물제581호)  

 

두 번째는 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이다.

이는 삼승(三乘)이 증오한 것을 말하는 데,

 즉 성문(聲聞), 연각(緣覺)이 무명을 아직 다하지 못한 깨달음과

소승(小乘)인 아라한의 변역생사(變易生死)가 아직 없어지지 못한 깨달음과

 대승(大乘) 보살이 깨달은 진여의 이치가 아직 완전하지 못함을 말한다.

이 셋의 경우는 모두가 유여의열반이다. 그 때문에 이도 역시 열반이라 지칭한다.

(예천 청룡사 비로자나불좌상(보물제425호)과 석조여래좌상(보물제424호))

  

세 번째는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이다.

수행을 끝까지 완성한 부처님이 허망한 번뇌 망상을 다 하고

진여의 이치를 끝까지 추궁하여

법신의 자체와 화신의 작용이 둘이 아님을 증오하는 대열반과(所證無上大涅槃果)라고 말한다.

 그 때문에 무여의열반이고 부른다.


(영주 가흥동 마애여래삼존상 보물 제221호)

  

네 번째는 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이다.

일체의 성인은 속제인 유위(有爲)에 거처하지도 않고,

진제인 무위(無爲)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무의 이변 어느 쪽에도 집착하지 않고,

*무가 둘이 아닌 중도에도 안주하지 않아

유의의 변화에 감응함과 무위의 고요함이 둘이 아닌 경지를 총괄해서 열반이라 부른다.

그 때문에 이를 무위에 안주함도, 유위에 처함도 없는 무주처열반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사면불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보물제794호)


이러한 네 종류의 열반의 명칭은 자체와 작용의 측면에서 호칭했을 뿐,

실제로 일심에는 네 종류의 명칭과 그 모습이 모두 고요하다.

그 때문에 열반은 무명(無名)이라고 말하였다.

이는 생사와 열반 모두를 얻지 못한다고 한 것에 해당한다.

그 때문에 열반은 무명(無名)이라고 말하였다.

이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여 상주불멸 하는 일심을 모두 총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