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론의 부진공론(不眞空論)

2018. 3. 16. 22:26조론



조론의 부진공론(不眞空論)



조론의 부진공론(不眞空論)은 사물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탐구이다.

조론은 부진공(不眞空)에 대하여 이렇게 그 명제를 풀이하고 있다.

제목의 부진(不眞)이란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연회(緣會)의 유위법은 인연으로 생기하기 때문에 가법(假法)이며,

가법(假法)이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그 자체는 본래 진여(眞如) 성공(性空)이다.

이는 연기의 속제(俗諦)는 진실이 아니므로 성공(性空)이다.

이를 속제의 가법(假法)은 진실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性空)이라 한 의미로서 부진공(不眞空)이라 말한다.

그러나 속제(俗諦)의 가법(假法)이라 해도 진여(眞如) 성공(性空)이 연기하여

 일체 차별적인 현상의 만법을 이루었다.

따라서 진여성공이 연기한 그 자체는 정말로 공이 아니기 때문에

진여성공의 진제(眞諦)는 진실한 공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부진공(不眞空)이라 부른다.

고 했다. 조론은 명제의 풀이에서 사물의 본질에 대한 부진공(不眞空)의 의미를 다 밝혔다.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이 바로 진여(眞如)이며, 진여는 성공(性空)이다.

진여의 성공은 있는 그대로의 모든 법이어서 제법마다 전체가 진여이다.

 따라서 진실로 진여(眞如)는 성공(性空)이기 때문에 모든 법의 성품 또한 공()이다.

 이를 모든 법의 자성인 법성(法性)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진여성공이 연기한 속제(俗諦)의 유위법은

있다 해도 가법(假法)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실유(實有)가 아닌 묘유(妙有)가 되며,

진여의 성공(性空)은 단멸(斷滅)의 공()이 아니기 때문에

진제(眞諦)의 측면에서는 실공(實空)이 아니라 묘공(妙空)이 된다.

이것이 진공즉묘유(眞空卽妙有)이고, 묘유즉진공(妙有卽眞空)으로서,

실유(實有)도 아니고 단공(斷空)도 아니므로 이는 곧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진공(不眞空)이란 명제는

진제(眞諦)의 성공(性空)이 속제(俗諦)의 묘유(妙有)인 이치를 극진히 하여

(), ()이 둘이 아닌 중도의 종지에 오묘하게 계합하였다고 조론은 밝히고 있다.

 

일체 사물은 그 체가 공()하지만, 즉 성공(性空)이지만,

연기로 그 존재가 드러나기 때문에 없는 것이 아니다.

자성이 없는 것()이 드러남이 있으므로 묘유(妙有)라는 의미다.

뒤집어 보면 묘유(妙有)이기 때문에 공()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묘유(妙有)로 드러나는 유위법인 사물은 중도로서 종극을 삼는 것이다.

그 때문에 존재하는 일체의 사물은 묘유(妙有)이지 실유(實有)가 아니며,

또한 실유(實有)가 아닌 묘공(妙空)이기 때문에 진공(眞空)이 아니며,

진공(眞空)이 아닌 묘유(妙有)이기 때문에 실유(實有)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비공비유(非空非有)의 도리로서

중도(中道)의 의미를 밝히고 있는 것이 부진공(不眞空)이다.


 

같은 이치로 속제(俗諦)의 유()는 진제(眞諦)의 무()를 의지하여 성립하기 때문에

있어도 실제로 있지 않으며, 진제(眞諦)의 무()는 속제(俗諦)인 유()의 인연을 따르기 때문에

 없다 해도 실제로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는 곧 진속불이(眞俗不二)이다.


 

대승의 경전이나 조사들이 말하는

환화공신(幻華空身)이 법신(法身)이요, 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법성(法性)이다

이라는 말이나, 반야심경의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란 말이나,

심신명의 무재부재(無在不在) 시방목전(十方目前), 유즉시무(有卽是無) 무즉시유(無卽是有)

표현한 등등의 말들과 같은 맥락으로

조론의 부진공론(不眞空論)은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의 의미로서

 부진공(不眞空)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