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327호 암좌(岩座) 위에 봉안한 석조지장보살좌상

2020. 1. 28. 22:45문화재

보물 제1327호 암좌(岩座) 위에 봉안한 석조지장보살좌상

 

석조지장보살좌상(石造地藏菩薩坐像)은 조선 시대에 조성된 석조 지장보살 좌상으로

 판교에서 출토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출토 당시는 암좌(岩座) 뒤편 명문(銘文)을 따서

 정덕10년명석조지장보살좌상(正德十年銘石造地藏菩薩坐像)으로 불렸다가

 20011025일 보물 제1327호로 지정되면서

명칭도 석조지장보살좌상으로 바뀌었다.

 

 

 

이 석조지장 보살좌상이 특별한 것은 암좌(岩座) 위에 봉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관음탱이나, 나반존자의 탱화에서 볼 수 있을 뿐 아주 특이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불상의 전체 높이는 33.4, 대좌 너비는 23.5이다.

머리에는 두건을 쓰고 있고, 몸체는 두껍게 도금이 되어 있고 암좌인 대좌는 붉게 칠해져 있다.

 

 

 

석조지장보살좌상은 결가부좌한 상태로 아미타 불상에서 볼 수 있는 같은 형태로

약간 고개를 숙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양어깨는 가사로 덮인 통견을 하고 있으며, 무릎까지 덮고 있다.

왼손에는 보주를 들고 있고, 승각기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으며,

대좌 뒷면에 이 불상의 조성배경 및 시주자와 제작자, 제작연대가 새겨져 있다.

 

 

 

대좌 뒷면에 새겨져 있는 849자 음각(陰刻) 명문 중에

 정덕 십년 을해 삼월(正德十年乙亥三月)’이라는 내용이 있어

조선 중종 9(1515)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머리와 상반신보다 결가부좌한 다리와 양손이 빈약하게 처리되어

 다소 균형을 잃은 듯한 이 지장보살상은 전신(全身)을 금박(金箔)으로 두껍게 도금하고

 암좌는 주칠(朱漆)하였는데, 금박과 주칠이 일부 벗겨졌을 뿐 전체적인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이 지장보살상은 국내에 현전하는 유일한 석조의 환조(丸彫) 지장보살상으로

조선 시대 불교 조각품으로는 드문 소형 석조상이다.

각 부분을 소략하게 표현하기는 하였으나

그 표현이 시대적인 특징을 잘 드러내 주고 있으며,

불신과 대좌가 완전한 형태로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

특이한 암반형의 대좌 뒷면에 불상 조성배경 및 시주자와 제작자,

제작년대를 밝혀주는 확실한 명문이 음각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환조(丸彫)는 두리새김으로 대상을 완전히 삼차원성으로 구성하여

그 주위를 돌아가며 만져볼 수 있도록 한 입체표현의 조각을 의미한다

 

 

 

암좌(岩座) 뒷면의 449자 음각 명문(銘文):

正德十年乙亥三月(정덕십년을해삼월), 造成觀音地藏施(조성관음지장시),

金順孫兩主順大保(김순손양주순대보), 金貴千兩主宋和兩主(금귀천양주송화양주),

 畵員節學山人信(화원절학산인신),

助德比丘(조덕비구) 智日(지일), 法俊(법준), ()”

 

 

(고창 선운사 참당암 지장보살. 보물 제2031호)

  

@판교에서 출토된 이 석조지장보살좌상은

고창 선운사 참당암에 봉안된 석조지장보살좌상(보물 제2031)과 함께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석조지장보살좌상이다.

두 보살을 비교하면,

두 지장보살은 모두 두건을 하고 있는 데 이마를 걸쳐 귀 뒤로 해서

어깨까지 천을 뒤집어쓴 이런 형태의 두건은

고려 시대의 지장보살화(地藏菩薩畵)에 흔히 보이는 지장보살상의 특이한 형식이다.

 

 

석조지장보살좌상은 개금이 되어 있는 것이 참당암 지장보살좌상과 다르다.

목의 삼도는 참당암의 지장보살은 분명하지만, 석조지장보살좌상은 분명하지 않다.

참당암의 석조지장보살좌상은 석조지장보살좌상보다는 조성 시기가 조금 빠르다.

따라서 목에는 고려 후기의 귀족적인 호사한 취미를 반영하는 영락을 하고 있지만

이보다 늦은 석조지장보살좌상에는 영락이 보이지 않는다.

 참당암의 지장보살은 왼손 옆에 보합이 있고 오른손에 보주를 들고 있는데,

석조지장보살좌상은 왼손에 보주만 들고 있다.

참당암의 지장보살은 대좌가 멸실되었지만,

석조지장보살좌상은 독특한 암반형의 좌대 위에 보존되어 있다.

가사가 무릎을 덮고 있고 가부좌한 발이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같다.

 

 

추신: 대좌는 없지만 석조지장보살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장보살좌상이 있다. 두건과 띄매듭, 법의의 형태는 같고,

승각기에 "띄가 매듭지어진 것이 다르다.

결과부좌한 오른쪽 발이 가사 밖으로 노출된 것, 보주를 오른손에 한 것도 차이가 있다. 

 

 

(지장보살 15C작 조선시대.  LA카운티박물관소장)(사진출처: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