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의 생령좌(生靈座)

2020. 1. 21. 23:15사찰에 관한 상식

사천왕의 생령좌(生靈座)  

생령좌(生靈座)란 대좌(臺座)의 일종이다.

불보살과 비구 등이 앉는 자리를 대좌라 하는데

대좌(臺座)는 불신(佛身)과 광배(光背)와 더불어 불상을 이루는 구성요소이다.

그 명칭도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대좌는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을 당시 길상초(吉祥草)를 깔고

결가부좌 했던 것에서 유래하는데, 그것이 불상을 만들고 부처님을 장엄함에 따라

금강보좌(金剛寶座)란 상징의미를 지니게 되고 따라서 대좌는 점차 여러 가지 형식을 나타나게 되었다.


(경주 불국사 사천왕) 

대좌의 종류는 그 형태는 불상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데

연꽃무늬를 대좌를 연화좌(蓮花座)라 하며,

부처님의 말씀이 백수의 왕인 사자가 포효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사자좌(獅子座)라고 하며,

가사(袈裟)가 좌대 아래까지 내려온 것을 상현좌(裳懸座)라 하며,

관음보살과 같이 바위 위에 앉은 형상을 암좌(岩座)라 하며,

아미타불과 같이 구름 위에 서 있는 형상을 운좌(雲座)라 하며,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보현보살이 코끼리를 타고 있는 형상의 대좌를 조수좌(鳥獸座)라 한다.

사천왕의 대좌는 생령좌(生靈座)라 하는데

천인에서 아귀축생(餓鬼畜生)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을 대좌로 사용한 형식을 생령좌라 한다.

 생령(生靈)은 일명 마구니라고도 불리며,

이 생령좌(生靈座)는 나쁜 생령(生靈)을 힘으로 항복시킨다는 의미로,

천왕문의 사천왕상이나, 석조상 내지 탱화에서 묘사된 팔부중의 대좌에서 볼 수 있다.


(남원 실상사 사천왕) 

절의 입구에 천왕문을 세우고 그 안에 사천왕을 모시는 것은

 어떤 잡스러운 존재도 부처님의 세계인 정토세계에 범접하지 못하게 함이다.

사천왕은 대체로 갑옷을 입고 양손에 지물을 든 체 사방을 지키는데,

발아래에는 생령이 짓밟혀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사천왕이 밟고 있는 생령은 대부분이 귀신이나 마귀로서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주고 있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생령들은 사람의 마음속에

 악()을 형상화한 것으로 자신의 죄로 인해 다음 생에

사천왕의 발밑에 깔리는 고통을 받지나 않을까

삼가 자신의 마음을 이곳에 견주어 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팔공산 동화사 사천왕) 

우리나라 사찰에서 세워진 사천왕의 생령좌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고, 그 형상도 다양하다.

북쪽 지방에서는 청나라 만주족을 남쪽 지방에서는 일본인을 의미한 것이라는 설이 있는 데

 이는 임란과 정묘호란 등의 비극과 수치를 되새겨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한다.

또 시대적으로 보면 조선 시대 이전에는 일정하지는 않지만

주로 동물을 밟고 있는 데 반해 조선 시대에는 민간인의 형태 또는 전형적인 악귀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양쪽 발밑에 모두 8구의 악귀를 밟고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밟지 않고 있는 예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천왕 생령좌(1)


(2)


(3)


(4)

@위 사진의 4개의 생령좌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통일신라 시대(620)에 조성된 생령좌로 대좌 부분만 남은 것이다.


@조선 시대 작품으로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물 제1254호로 지정된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인 동방 지국천왕과 남방 증장천왕은

악귀를 밟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천왕상 앞에 관모를 쓴 악귀를 세워놓았다.


@불국사의 사천왕 생령좌는 사천왕의 두 다리 사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일본인을 상징하는 훈도시를 찬 모습을 하고 있다.


보문사(1)


보문사(2)

@위의 2개의 사진은 석굴암의 사천왕을 모방으로 하여 지은

서울 성북구 보문동 보문사의 석굴암의 사천왕상의 생령좌다.


경주 기림사의 사천왕 생령좌


팔공산 동화사 사천왕의 생령좌

남원 실상사 사천왕의 생령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