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748호 정릉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2019. 6. 2. 15:50국내 명산과 사찰

보물 제748호 정릉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경국사(慶國寺)는 성북구 정릉 3753번지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 말사다.

경국사 공덕주 보경(寶鏡) 스님이 70년 전 작성한 경국사 사적기에 따르면

경국사는 고려 말인 충숙왕 12(1325) 자정 국존(慈淨. 1240~1327)가 창건하였다.

삼각산 푸른 봉우리 밑에 지었기에 처음엔 청암사로 불렸다.

 

창건 이후 여말선초의 혼란기를 거치며 명맥만 유지하다가 조선조 명종 때 중흥기를 맞는데,

 소윤과 대윤의 당파 싸움이 격렬했던 당시 12세에 제위에 오른 명종을 대신해서

수렴청정(垂簾聽政)했던 문정왕후(文定王后:1501~1565)의 후원으로

사찰을 복구하고 사명(寺名)도 경국사(慶國寺)로 개칭했다.

  

  

선조 25(1592) 임진왜란 발발 시 서산대사(西山大師)와 사명대사(四溟大師)

구국 승병을 이끌고 와 머물면서 총지휘를 한 유서 깊은 절이기도 하며,

1693(조선 숙종 19) 연화 승성(昇誠) 스님은 천태성전(독성각)’을 창건했는데,

창건 당시 지은 천태성전 상량문현재 확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독성각 건립 자료로 불교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영조 13(1737) 낙암 의눌(義訥) 스님을 비롯하여  자운대종사,

그리고 얼마 전 입적하신 지관스님 등 근세에 풍미하던

대덕(大德)들이 주석하며 빛나는 덕화를 남긴 사찰이 바로 경국사다.


 

경국사는 1669(현종10) 조선 태조의 둘째 왕비 신덕왕후의 정릉묘가 복원되면서

약사사(현 봉국사), 흥천사와 함께 문정왕후 능묘의 원찰로 지정되어 있었던 가람이며,

현재 경내에는 보물 제748호인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을 비롯하여 다수의 지방문화재가 있고,

석조물로서는 보경당 보현대종사 행적비명과 사리탑과

최근에 조성된 한국불교의 율풍(律風) 진작에 헌신한

자운당 성우대율사(慈雲堂 盛祐大律師, 1911~1992)의 원명사리탑(圓明舍利塔)등이 있다.


(자운대율사게주원명사리탑)




보경당 보현 대종사 사리탑과 행적비명


@가산불교대장경석판(불교대사림편찬 발원문)


경내 입구에 조성된 아미타삼존불상(아미타/지장/관음)






범종각

@법종각(梵鐘閣)편액에 임인년(壬寅年) 6월로 되어 있다. 편액은 가산지관(伽山智冠)스님 글씨라 한다.

임인년(壬寅年)은 불기로 2542년이며 서기로는 1998년에 해당한다.







종무소가 있는 요사채




삼성보전이다. 법당에는 치성광여래, 약사여래, 미륵불이 모셔져 있다.


치성광여래



약사여래. 지물(보합)이 보이지 않는다.



미륵불


경국사 극락보전은 1914년 기송석찰(其松錫察)스님이 극락보전을 다시 지었고,

1921년에는 단청과 탱화에 일가를 이룬 보경(寶鏡)스님이 단청하였고,

그 후 1989년 지관(智冠)스님에 의해 정면 5,

측면 3칸의 팔작지붕건물로 증축하고 새롭게 단청을 했다.

극락보전 안에는 아미타삼존불 뒤 탱화로

보물 제748호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유리벽 안에 봉안되어 있다.

좌우에는 팔상도와 신중탱이 모셔져 있다.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慶國寺木刻阿彌陀如來說法像)

조선 시대 작(1887)으로 보물 제748(198357)로 지정되어 있다.

너비 약 30정도 되는 판목 5매를 잇대어 중앙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모두 13구의 불·보살을

고부조(高浮彫: 모양이나 형상을 나타낸 살이 매우 두껍게 드러나게 한 부조)로 새겼다.




 본존은 커다란 광배를 배경으로 연화좌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였고,

광배 위로 뻗은 광선은 시방세계에 두루 광명을 놓아

염불하는 중생을 섭수하여 버리지 않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모두 7구의 화불(化佛)이 조각되어 있는데,

아마도 과거칠불(過去七佛)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한다.

(목각탱화 앞 삼존불이 가려 구품연지와 사천왕을 담을 수 없어 펌한 사진이다.)

 구품연지는 아래 두 보살 문수와 보현 사이의 있는 9개의 연꽃으로 이는 구품을 상징한다.

<구품연지(九品蓮池)>

불교 경전의 하나인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의하면

성격이나 행위의 차이에 따라

정토에서 태어나서 받는 과보(果報)에도 아홉 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 ·하의 삼생(三生)으로 나누고

 이것을 다시 삼품(三品)으로 분류한 극락왕생의 아홉 가지 단계이다.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되면 평생 지은 업()의 깊고 얕음에 따라

아홉 가지의 차등이 있는 연대(蓮臺)에 앉게 된다.

연지는 연꽃을 키우는 연못으로 연꽃은 불교의 연화세계(蓮華世界)를 상징하는 것이다.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연화장세계라고 칭한다.

따라서 극락세계의 상징인 구품연지를 사찰 내에 배치하는 것은

극락정토의 성중들이 연지에 둘러앉아 설법(說法)을 듣는

 연화회(蓮華會)의 모습을 나타내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사각형에 가까운 넓적한 얼굴에 가늘고 긴 눈, 넓적하고 평평한 코 등

양감이 결여된 본존의 얼굴 모습은 형식화가 정착된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얼굴에 비교해 왜소하고 위축된 신체에는 통견(通肩)의 법의를 걸치고 있는데,

두꺼워서 신체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옷자락은 대좌의 앞부분이 불상의 옷 주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상현좌(裳懸座)를 이루며

대좌 아래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광배는 주형 거신광(舟形擧身光)으로,

윗부분에는 당초문(唐草文)이 화려하게 조각되었고

아래는 중첩된 산 모습이 조각되어 특이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광배 주위에는 도식화된 연꽃잎을 두르고, 주위에 화염문을 배열하였는데 역시 형식화되었다.


 

본존의 주위에는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6구의 보살과

아난(阿難), 가섭(迦葉), 증장천(增長天), 지국천(持國天) 등이 둘러싸고 있다.

아래쪽에는 문수와 보현보살이, 그리고 위쪽의 좌우에는 연화좌 위에

북방비사문천왕(北方毘沙門天王:다문천왕)

서방광목천왕(西方廣目天王)이라고 쓴 표지판을 올려놓아 상()을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배치는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팔 보살을 배열한 아미타팔대보살화의 구성을 이룬 것으로 생각되는데,

 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도 이러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조각 수법이 둔중하고 양감이 빠져 있어 형식화된 면이 많이 보이나,

고부조로 조각되어 원각상(圓刻像)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인물의 구성에 있어서 횡적 혹은 종적으로 질서 정연하고

단순하게 인물들을 배열한 다른 목각 탱화들과 달리,

본존을 중심으로 권속들이 둥글게 둘러싸는 구도를 취하여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조각 수법이나 형식 등으로 보아 19세기 말에 조성된 작품으로 보인다.

이 목각 탱화가 보관된 극락전 안의 팔상도(八相圖) 및 감로왕도(甘露王圖),

지장보살도(地藏菩薩圖) 등이 1887년에 제작된 것으로 보아,

이 목각 탱화 또한 같은 해에 조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현존하는 몇 예에 불과한 조선 후기 목각 탱화의 하나로서,

 당시의 아미타 신앙의 일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보물로 지정된 우리나라 현재 목조 아미타불설법탱화는 다음과 같다.

1)지리산 실상사 약수암 아미타설법상 보물 제421(금산사 성보전에 보관)

2)문경 사불산 대승사 대웅전 아미타설법상 국보 제321호

3)정릉 경국사 아미타설법상 보물 제748

4)경북 상주 노악산 남장사 보광전 비로자나불 보물 제922

(철제비로자나불 좌상(보물 제990) 뒤편 탱화)

5)상주 노악산 남장사 관음선원 보물 제923

6)예천 용문사 대장전 아미타설법상 보물 제989-2호  


극락보전의 닫집




팔상도(우측)

@ 경국사의 팔상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2)는 석가모니의 일생 중

중요한 8가지 일화를 4장면씩 2폭에 나누어 도형화한 것으로,

 화승 금운순민(錦雲洵玟), 봉규(奉奎), 긍법(亘法), 종현(宗現)

1887년에 제작하여 경국사에 봉안하였다.


팔상도(좌측)


신중탱(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3)

신중탱은 1887년에 혜산 축연과 허곡 긍순이 함께 제작하고 상궁들의 시주로 조성되었다.


@지장시왕도(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60)





@권수정업왕생첩경(勸修淨業往生捷徑) 목각탱.

현세의 선행을 통한 극락왕생을 권장하기 위해 만든 목판화다.

커다란 목판을 상·하단으로 나누어 상단에는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을 중앙에 배치하고

좌우에는 8대 보살인 관세음보살, 미륵보살, 허공장보살, 보현보살, 금강수보살, 문수보살,

 제개장보살, 지장보살이 연꽃 위에 서 있다. 그 위에는 <권수정업왕생첩경> 여덟 자를 한자로 새겼고,

좌우에는 관세음보살의 본심미묘육자대명주(本心微妙六字大明呪)

 <옴마니반메훔>을 범자(梵字)3자씩 썼다.

하단에는 극락의 구품연화대(九品蓮華臺) 속에 왕생하는 모습을 묘사했는데 다시 상··3단으로 나누었다.

하단부의 왼쪽 원 안에는 연꽃만이 묘사되어 있고,

상단부의 가장 오른쪽에는 보살이 보관(寶冠)을 쓰고 두광과 신광을 발하면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9 개의 원 사이에는 연꽃으로 장식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하동 쌍계사와 양산 통도사의 목판을 꼽을 수 있다.


명부전에는 지장보살과 협시인 무독귀왕과 도명존자 그리고 철불대세지보살을 모셨다.





지장전에 모신 이 철불은 보관에 보병이 있는 것으로 보아 대세지보살로 보인다.

요나라 시대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법의가 특이하고 수인도 독특한다.  철불인데도 섬세하기 그지 없다.



법의나, 옷의 주름이나, 영락 등 장식이 통상의 아미타삼존불의 협시로 모신 대세지보살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영산전




산신각


천태성전









관음성전




@목조관음보살좌상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48. 높이 65.2, 무릎 폭 41.5.

경국사 목 관음보살 좌상은 1703년에 전라남도 영암군 월출산(月出山) 도갑사(道岬寺)에서

청신(淸信)이 발원하여 충청남도 계룡산(鷄龍山) 갑사(甲寺) 견성암에 봉안되었다가

지금의 경국사로 옮겨 왔다.



관음보살 좌상은 머리가 신체보다 약간 큰 편이지만, 균형이 잘 잡힌 안정된 모습이다.

통견(通肩) 식으로 법의를 착용하고 있으며, 가부좌를 취하고 있다.

무릎의 높이에 비교해 상체의 길이가 짧고, 어깨와 무릎의 폭이 좁으며,

 머리를 약간 숙인 아담하고 조용한 자태를 보여준다.

오른손은 오른쪽 어깨까지 들어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으며,

왼손은 가부좌한 오른쪽 발바닥 위에 두었는데, 손바닥 위에는 정병이 놓여 있다.


 

목 관음보살 좌상은 높고 긴 보계(寶髻)와 가지런하게 정돈된 머리카락,

방형에 가까운 상호(相好)를 갖추고 있다.

가늘고 긴 눈썹과 눈, 눈썹 사이에 선명하게 돌출된 백호(白毫),

오뚝한 코, 살짝 다문 입을 하고 있다. 약간 두꺼운 듯한 목에는 삼도(三道)가 표현되어 있다.


 

머리에는 화려한 꽃장식을 한 화관(花冠)을 쓰고 있으며, 목에도 꽃장식이 된 목걸이가 있다.

 법의로 대의(大衣)와 승각기(僧脚崎)를 걸쳤는데,

법의는 약간 두꺼운 듯하지만, 신체의 굴곡을 따라 유기적으로 처리되었다.

승각기 띠 위로 접힌 주름은 매우 자연스러우며,

오른쪽 발목을 덮고 내려오는 법의 자락도 유려한 편이다.

목 관음보살 좌상은 전체적인 크기와 비례, 상호의 모습,

화관의 형식, 법의 주름의 처리 방식 등에서 17세기 후반 불상의 양식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경국사 목 관음보살 좌상 내부에서 발견된 조성 발원문에 의하면,

 이 불상은 1703년에 청신이 발원하고 17세기 말 전라도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조각승 색난(色難)이 수화승(首畵僧)으로,

순경(順瓊), 행원(幸垣), 일기(一機) 등과 함께 조성한 것이다.

경국사 목 관음보살 좌상은 약간 밋밋해 보이는 얼굴과

가늘고 긴 눈과 눈썹 등 상호(相好)의 특징들을 통하여 색난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음성전의 신중탱)

경국사 목 관음보살 좌상은 조성 발원문을 통해

1703년 전남 영암 월출산 도갑사에서 당대 최고의 조각승인 색난(色難)

그 제자들이 조성한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원형이 대부분 완전하게 남아 있는, 18세기를 대표할 만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고,

발원문에 기록된 조각승들은 18세기에 활동했던

조각승들의 등 계보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