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8. 03:28ㆍ문화재
보물 제201호 경주 남산 탑곡마애불상군
칠불암을 내려와 보리사로 향했다.
경주 남산의 지리에 어두워 마애불상명이 아닌 사찰명 위주로 찾다 보니
보리사 들머리를 찾지 못해 입구에서 뱅글뱅글 돌다가 한 계곡에서 3개의 이정표를 만났다.
하나는 불곡마애여래좌상과 탑곡마애불상군 그리고 미륵곡석조여래좌상이다.
해는 이미 기울어져 먼 곳은 피하고 가까운 곳을 선택한 곳이 <탑곡마애불상군>이다.
입구에는 옥룡암이란 암자고 있고 사찰 위쪽에 마애불상군이 있었다.
이 마애불상군이 보물 제201로 지정된 「탑곡마애불상군」이다.
(옥룡암 대웅전)
@마애불상군이 있는 이곳은 출토된 명문 기와를 통하여
이 일대는 통일신라 시대에 <신인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남쪽의 큰 바위에는 목조건물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석탑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남쪽 면의 불상을 주존으로 하여 남향 사찰을 경영했었음을 알 수 있다.
9m나 되는 사각형의 커다란 바위에 여러 불상을 회화적으로 묘사하였다.
남쪽 바위 면에는 삼존과 독립된 보살상이 배치되어 있고,
동쪽 바위 면에도 불상과 보살, 승려, 그리고 비천상(飛天像)을 표현해 놓았다.
불상·보살상 등은 모두 연꽃무늬를 조각한 대좌(臺座)와
몸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를 갖추었으며 자세와 표정이 각기 다르다.
비천상은 하늘을 날고 승려는 불상과 보살에게 공양하는 자세이지만
모두 마멸이 심해 자세한 조각 수법은 알 수 없다.
서쪽 바위 면에는 석가가 그 아래에 앉아서 도를 깨쳤다는 나무인 보리수 2그루와 여래상이 있다.
하나의 바위 면에 불상·비천·보살·승려·탑 등
다양한 모습들을 정성을 다하여 조각하였음은
장인의 머릿속에 불교의 세계를 그리려는 뜻이 역력했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조각 양식은 많이 도식화되었으나
화려한 조각을 회화적으로 배치하여 보여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특이한 것이다.
북면에는 9층 탑과 7층 탑이 서 있고, 탑 밑에는 마주 보며 날뛰고 있는 괴수가 보이며,
탑 상륜부 사이 연꽃 대좌 위에 앉아 있는 불상이 있다.
불상은 동면 본존과 흡사하며, 머리 위에는 화려한 보개(寶蓋)가 새겨져 있고,
9층 탑의 상륜에 걸쳐 비천 1구가 불상을 향하여 날고 있다.
(북면 좌측바위에는 9층 탑이 조각되어 있다.)
(북면 중앙은 천개 아래 여래가 앉아 있는 상이 조각되어 있다.
아래에는 괴수(사자?)가 조각되어 있지만 마모가 심하여 판독이 어렵다. )
천개 아래 여래상
<천개>는 산개·보개·화개·현개라고도 한다.
원래 햇빛이나 비를 막기 위한 우산에서 출발하여 귀인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불보살상의 머리 위나 사원의 천장을 장식하는 장식물로 변했으며 뒤에는 승려에게도 허용되었다.
고대 인도에서는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또 귀인이 행렬할 때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BC 2세기경의 바르후트 대탑과 BC 1세기경의 산치 대탑의 부조에 그 예들이 남아 있다.
북면 우측 바위에는 7층 탑과 그 아래 괴수(사자?)가 조각되어 있다.
사자로 조각된 이 형상은 마치 스핑크스처럼 보인다.
서면에는 나무 밑에 결가부좌한 불상 1구와 비천 2구가 새겨져 있다.
남면에는 석탑과 석등 일부가 남아 있으며, 이 탑은 최근에 복원되었다.
남면의 바위 면은 40㎝ 정도의 틈이 벌어져 두 면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오른쪽에 삼존불상이 새겨져 있고 왼쪽에 상체만 보이는 나한상(羅漢像)이 부조(浮彫)되어 있다.
그 앞에 환조(丸彫)의 보살형 불상이 서 있고 그 옆의 바위에 또 하나의 나한상이 부조되어 있다.
삼존불은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 협시보살이 본존 쪽으로 몸을 비틀고 있다.
본존은 마멸이 심하여 명확하게 구별할 수 없지만,
동면 본존불과 유사하게 얕은 육계, 둥근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길고 유연한 상체에 넓게 퍼진 무릎이 특징적인 체구, 간명한 옷 주름 선 등이 나타난다.
광배는 두광으로 원형 광배에 연꽃과 광선무늬가 있으며,
대좌는 만개한 연꽃무늬로 구성한 특이한 모양이다.
왼쪽 암면에 새겨진 나한상은 앳된 동안(童顔)의 모습과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옷자락으로 덮어 내린 동자승 모습이다.
옆 바위에 새겨진 나한상은 옆에서 바라보는 모습인데,
길고 복스러운 얼굴, 위엄 있는 자세 등을 뛰어난 수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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