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4. 17:50ㆍ신심명
(숭산 소림사 일주문)
신심명(信心銘 )/ 승찬대사
신심명(信心銘)은 일숙각 선사가 지은 <증도가(證道歌)>와
보지공화상이 지은 <대승찬(大乘讚)>과 더불어 3대 선시(禪詩)로 불린다.
3대 선시 중에서도 가장 회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신심명은
중국 선종의 개조로 일컫는 달마와 2대 혜가 선사의 법맥을 이은 제3대 승찬대사가 지은 것 이다.
그러나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이지만 승찬 대사에 관한 기록은
중국의 선종 관계 기록의 몇 곳에서 나타난 간략한 내용뿐이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제3권의 혜가 선사와 승찬 대사에 대한 기록을 보면
중국 수대(隨代)의 선승인 승찬 대사(?~606)는 서주(徐州) 출신으로
출사 전의 성명도 알려져 있지 않다. 여러 기록을 종합해 본다면
젊은 시절 풍질(風疾-문둥병)에 결려 여러 지역을 방랑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과거 사람들은 (당시 의학기술론) 치료할 수도 없으며
한 번 전염되면 몸이 흉측하게 문드러지는 문둥병을 일종의 천형(天刑),
곧 하늘이 내린 벌이라 믿었다.
승찬은 자신이 죄를 지었기에 천형에 걸린 것으로 믿었으며,
그리하여 죄를 참회하기 위해 이조 혜가를 찾아가게 된다.
당시 혜가(慧可) 대사는 달마(達磨,達摩)대사로 법을 이어받아
현풍(玄風-심오한 가르침,불법)을 드날릴 법제자를 찾는 중이었다.
북제(北齊)의 천평(天平) 2년 (宋元注에 따르면 天保 2년 辛未年( 551년))에
이르자 마흔 살이 넘어 보이는 한 거사가 자기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로 불쑥 찾아와서 대사께 여쭈었다.
“제자의 몸이 풍질에 걸렸습니다. 청하건대 저의 죄를 참회시켜 주십시오.”
대사가 말씀하셨다.
“죄를 찾아온다면 자네를 참회시켜 주겠네.”
거사가 묵묵히 있다가 말씀드렸다.
“죄를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대의 죄를 참회시켜 마쳤다. 마땅히 불법승(佛法僧)에 의지하여 살아야 하느니라.”
“지금 스님을 뵙고 이미 승보(僧)는 알았습니다만,
무엇을 불보(佛)라 하고 법보(法)라고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이 마음이 곧 불보이고 이 마음이 곧 법보이다.
법과 불이 둘이 아니며, 승보도 또한 그러 하느니라.”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성품이 안에도 있지 않고
밖에도 있지 않으며 중간에도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마음이 그러하듯이 불보와 법보도 둘이 아닙니다.”
대사께서 깊이 법기(法器)라고 여겨 곧 머리를 깎게 하고 말씀하셨다.
“그대는 나의 보배이니, 이름을 승찬(僧璨-승가의 옥구슬)이라 하라.”
그해 3월 광복사(光福寺)에서 구족계를 받으니,
그로부터 점차 병이 나아져서 2년 동안 대사를 곁에서 모셨다.
대사께서 이윽고 당부해 말씀하셨다.
(숭산 소림사 달마조상)
“보리달마 대사께서 멀리 천축에서 오셔서 정법안장(正法眼藏-깨달음의 본체)을 은밀히 내게 맡기셨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정법안장과 아울러 달마대사께서 믿음의 표시로 주신 가사를 주노니,
그대는 마땅히 잘 지키고 보호하여 단절되지 않도록 하여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본래연유지本來緣有地하야
인지종화생因地種華生하나
본래무유종本來無有種이면
화역부증생華亦不曾生이리
본래 땅이 있음을 만연하여
땅으로부터 씨앗이 꽃을 피우나
본래 씨앗이 있지 않았다면
꽃도 또한 일찍이 피지 않았으리.”
대사께서 법을 전하시고는 또 말씀셨다.
“그대가 내 가르침을 받았으나 마땅히 깊은 산속에 들어가 교화에 나서지 말라.
곧 나라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승찬이 여쭈었다.
“스승님께서 이미 미리 아시니, 바라옵건대 가르침을 베푸소서.”
대사가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아니다. 이미 달마대사께서 (스승이신)반야다라 존자의 예언인
‘마음속에 두면 길(吉)하나, 밖으로 드러나면 흉(凶)하다’는 것을 전하신 것이다.
내가 연대(年代)를 따져 보니 바로 지금이다.
마땅히 앞의 말을 자세히 생각하여 세상의 재난에 걸려들지 말라.
그러나 나는 또한 과거생의 허물이 있어서 지금 갚아야 한다.
잘 가고 잘 행하다가 때가 되면 전하도록 하라.”
승찬 대사는 법을 전해 받고는 서주(舒州)의 환공산(晥公山)에 은둔하셨다.
그러다가 후주(後周)의 무제(武帝)가 불법을 파멸시키려 하자
대사께서는 태호현(太湖縣) 사공산(司空山)을 오가시며 일정한 거처 없이 10년을 지내셨다.
당시 사람 중에 승찬 대사를 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수(隨)나라 개황(開皇) 12년 임자년(壬子年, 592)에
열네 살에 불과한 도신(道信) 이라는 사미가 찾아와서 대사께 절하며 말씀드렸다.
“바라옵건대 큰스님께서 자비를 베풀어 해탈의 법문을 말씀해 주옵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너를 속박했느냐?”
“아무도 속박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해탈을 구하는가?”
도신이 이 말끝에 크게 깨닫고 9년을 힘껏 모셨다.
뒤에 길주(吉州)에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더욱 열심히 시봉하였다.
대사께서는 자주 깊고 미묘한 법으로 도신을 시험하다가 인연이 익었음을 알자
곧 가사와 법을 부촉하고서 게송을 읊으셨다.
화종수인지花種雖因地하야
종지종화생從地種花生이나
약무인하종若無人下種이면
화종진무생花種盡無生이니라
꽃과 종자는 비록 땅을 의지하여
땅으로부터 종자와 꽃이 나지만
만일 종자를 뿌리는 사람 없으면
꽃도 땅도 다하여 생겨남 없도다.
대사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옛날 혜가 대사께서는 나에게 법을 전한 후 바로 업도(鄴都)로 가시어
30년 동안 교화하시다가 입적하셨는데, 내가 이제 그대를 만나 법을 전했거늘 어찌 여기 머물겠는가.”
그리고는 곧 나부산(羅浮山)으로 가시어 2년 동안 유행하시다가 다시 옛터로 돌아오셨다.
한 달이 지나자 사대부와 백성들이 모여 크게 단(檀)을 마련하고 공양을 올렸다.
대사께서는 사부대중에게 마음의 요체를 널리 펴시고 나서
법회를 하던 큰 나무 아래에서 합장한 채로 서서 입종하시니,
이때가 수나라 양제(煬帝) 대업(大業) 2년 병인년(丙寅年, 606) 10월 15일이었다.
뒷날 당나라 현종(玄宗)이 감지(鑑智) 선사라 시호를 내렸고,
사리탑의 탑호(塔號)를 각적(覺寂)이라 하였다.
송(宋)나라 경덕(景德) 원년(元年) 갑진년까지는 무릇 4백 년이 된다.
(소림사 달마조상)
달마대사의 그 첫 법문: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고
안으로는 마음에 헐떡임을 없게 하라.
(外息諸緣 內心無喘)
마음을 장벽처럼 하면
가히 도에 들 수 있느니라.
(心如墻壁 可以入道)" 라고 했다.
@삼조 승찬 스님에게 내리는 이조 혜가대사의 전법게
본래부터 마음 땅이 있었기에
그 땅에 씨를 심어 꽃이 피지만
종자도 있는 것이 아니며
꽃도 나는 것이 아니다.
제자 도신에게 내리는 승찬대사의 전법게
꽃은 땅을 의지해 심고
땅에 심었던 꽃이 피지만
씨를 뿌려주지 않는다면
꽃도 땅도 나지 않는다.
(승찬대사)
『신심명』은 중국 선종(禪宗)의 제3대 조사(祖師)인 승찬(僧瓚)이 지은 禪詩로
4언 146구 584자로 되어 있다. 이 심신명은 중국 안휘성 천주사 삼조사토굴에서 지었다고 전한다.
(필지 편의상 임으로 73구로 나누어 기록한다._
<본문>
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
~제1구~제10구~
제1구
.至道無難(지도무난) 도에 이르는 길은 어렵지 않으니
唯嫌揀擇(유혐간택) 오직 간택(구별)하는 마음을 내지 마라.
제2구
但莫憎愛(단막증애) 미워하네 사랑하네 구별심을 내지 않으면
洞然明白(통연명백) 모든 것이 막힘없이 뚫려 훤 하게 된다.
제3구
毫釐有差(호리유차)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天地懸隔(천지현격)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
제4구
欲得現前(욕득현전) 도가 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莫存順逆(막존순여) 따름과 거슬림을 두지 말라.
제5구
違順相爭(위순상쟁) 어긋남과 따름이 서로 다툼은
是爲心病(시위심병) 이는 마음의 병이 됨이니
제6 구
不識玄旨(불식현지)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徒勞念靜(도로염정) 공연히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도다.
제7구
圓同太虛(원동태허)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無欠無餘(무흠무여)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
제8구
良由取捨(양유취사) 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아
所以不如(소이불여) 그 까닭에 여여하지 못하도다.
제9구
莫逐有緣(막축유연)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勿住空忍(물주공인)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제10구
一種平懷(일종평회) 한 가지를 바로 지니면
泯然自盡(민연자진) 사라져 저절로 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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