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응진암

2017. 2. 27. 23:21넋두리




청량산 응진암


청량산 후미진 곳에

금탑봉을 벗 삼아

천년의 세월

말을 잊은 응진암

 

화려했던 그 옛날의 추억도

망국의 한을 지닌

노국공주의 절규도

무심한 동풍석에 맡겨 버리고

 

오늘도 어제처럼

불족암만 어루만지며

적정(寂靜)의 늪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는 구나

 

허물어진 담장 넘어

덤불만 무성한데

길손 끊어진 빈 법당에

졸고 있는 16나한들

 

무상(無常)한 세월

아는지 모르는지

밤세 울던 풍경도

잠이 들었나 본다.


 

@동풍석(動風石)은 응진암 뒤 절벽바위에 올려놓은 듯한 작은 바위.

바람에 흔들리면 소리가 난다 하여 붙여져 이름



@금대봉은 응진암 뒤편의 기암, 그 옆에는 부처님 발을 닮은 불족암(佛足岩)이 있다.

@응진전의 옛적 이름은 나한전이다.

고려의 노국공주가 이곳에 16나한을 모시고 망국의 한을 달래며 수행정진했다고 전한다.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에서 길을 묻다  (0) 2017.07.30
청량산 청량사 고사목(枯死木)  (0) 2017.03.09
해저문 날에 사색 (제행무상(2))  (0) 2017.02.18
송구영신(送舊迎新)  (0) 2016.12.19
설악 가는 길에  (0)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