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

2016. 12. 19. 21:28넋두리




송구영신(送舊迎新)

(1)

은 풀이 죽어

멀건 벽 바라보고 애만 끓이는데

은 저 언제 가나하고

문 앞에서 기웃거린다.

 

어제 같은 오늘이 여삼추 같아

끝내야지 끝내야지 하면서도

이제나 저재나 망서렸는데

보내려니 그래도 마음 한구석 왠지 허전하구나.

 

은 가라고

어차피 잊어야 한다고

을 생각하며

놀부 심보 부려보지만

 

그래도 들은 정

못 다한 미련이 남았나.

가야할 생각하니

어제의 선()한 일 눈에 아리네.



 

(2)

아니 간다 못 내린다.

앙탈부려도

丙申年 기차는 어느새

세월의 환승역에 다달았네

 

천하장사도 앉은뱅이도

모두가 갈아타야 할 환승역

돌아갈 수 없는 인생 선로길

또 다른 내일로 달려가야 한다

 

지난 세월 돌아다보면

못 다한 미련이야 차마 아쉽겠지만

어차피 거 년(去年)은 묻어야 할 추억의 편린(片鱗)

애달아 매달려도 부질없는 짓인 것을.

 

떠나갈 생각일랑 아예 버리고

오는 고이 맞아 알콩달콩 살아야지

내 어찌 거 년(去年)처럼 살겠느냐 듯

뒷짐 쥐고 환승역 홈에서 미소 짓는 丁酉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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