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천성 기행(9) 보현보살의 성지 아미산

2013. 8. 28. 22:06해외여행

 

 

 

중국사천성 기행(9) 보현보살의 성지 아미산(峨眉山)

 

사천성 기행의 마지막 코스인 아미산을 방문하는 날,

이른 아침부터 퍼부어대기 시작한 소낙비는 아침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오늘 아미산관광은 틀렸구나 생각했는데 가이드는 태연하다.

아미산의 날씨는 그런가 보다. 하루에도 서너 차례 날씨가 변하기 때문에 이골이 난 모양이다.

 

 

중국 사천성 남서부에 위치한 아미산(峨眉山)은 문수보살의 도량인 산서성의 오대산,

관음보살의 도량인 절강성의 보타산, 지장보살의 도량인 안휘성의 구화산과 더불어

보현보살의 성지로 중국 4대 불교성지에 속한다.

 

 

 

아미산은 쿤룬[崑崙]산계 동쪽 끝 췽라이[崍]산맥 중의 한 산으로

고생층의 사암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5000여종의 식물과 2300여종의 동물이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1996년에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아미산의 정상인 만불정은 우리나라 백두산보다 355m나 더 높은 해발 3099m로

산 입구에서 케이블카 승차장까지는 셔틀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리고,

케이블카가 있는 승차장에서 정상까지는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으며

소요시간은 약 2~3시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로 오르면 정상까지 10분 정도 걸리지만 요금이 비싸서

젊은 내국인 관광객들은 트레킹으로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

 

 

 

아미산은 두 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데 그 모습이 마치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峨眉)’을 닮았다고 해서

아미산이라고 이름 지어졌을 정도로 산세가 아름답고 웅장해

오래전부터 불교신자는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불교유적이 집중되어 있는 아미산 풍경구는 고산, 중산, 저산으로 나눠

총 면적이 154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동쪽으로 나지막한 산세를 시작한 아미산 산자락은

서쪽으로 올라가면서 병풍을 펼쳐 하나씩 쌓아올린 듯 높아진다.

 

 

 

당대시인 이백은 「촉국에 선산이 많으나, 아미에 필적할 만한 것이 없다.」고 극찬했으며,

또 <아미군지> 에서는 「구름의 아름다움이 비취와 같고, 검푸른 귀밑머리와 같으니

진정 미인의 이마와도 같아 가늘고 길며, 아름답고 아득하다.」고 하여

그 이름을 아미산이라 칭했다고 한다.

 

 

 

아미산을 불교에서는 광명산이라고 부르지만 도교에서는 '허령동천'이라 불린다.

「아미산을 유람하지 않고서는 사천성을 유람했다 말할 수 없다.」하는 아미산은 기록에 따르면

일찍이 동한후기(기원2세기)부터 도교의 성지였으나,

당송 시대에 이르러 불교가 전파되어 흥성해지자 사찰이 연이어 건립되기 시작했고,

명청대에는 온 산이 절과 도교사원으로 뒤덮여, 크고 작은 사원이 약 백여 개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산중에 있는 복호사(伏虎寺)는 도교사원으로 창건되었다가 불교 사찰로 변모한 것으로 유명하다.

 

 

 

청대 이후는 불교가 쇠락하면서 사찰도 함께 문을 닫기 시작했고,

중국 건국 직전에는 그 수가 번성기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중국 정부가 아미산 내 불교유적에 대해 중요문물 보호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불교성지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었다.

현존하는 사찰 가운데 관람이 가능한 곳은 수차례 걸친 대규모 지진에도 꿋꿋이 사격을 유지하고 있는

만년사를 비롯해 보국사, 금정, 청음각, 세상지, 뇌음사, 복호사, 백룡사, 홍춘평 등 10여 곳이다.

현재 이곳에서 대승불교에 속하는 임제종, 조동종 교파의 중국스님 300여명이 수행정진하고 있다고 한다.

 

 

 

 

 

 

 

 

 

 

 

케이블카 승차장 옆에 위치한 사찰인데 사명이 보이지 않는다. 대웅전과 아미타불전을 갖추고 있다.

 

대웅보전

 

 

 

대웅보전 용마루에 석가모니불을 앉혔는데 그 형상이 포대화상을 닮았다.

중국인들은 석가모니불의 이미지를 포대화상과 연계시키고 있는 것 같다.

 

아미타불전


아미타불

 

 

금정(金頂)

봉우리 자체가 성지인 아미산 정상의 세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금정은 해발 3077m에 위치하고 있다.

봉우리 이름이긴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 자체를 불교성지로 여기고 있다.

명나라 주원장(朱元璋) 21번째 아들인 주모(朱摸)가 황금 3000량을 보시하여

기와, 기둥, 창살 등을 모두 금으로 입힌 사찰을 지었다고 해서 금정이라고 불렸다.

당시 금정은 청대에 이르러 불타 없어졌고, 현재 모습은 1990년 새롭게 복원한 것이다.

 

 

이곳에는 높이 48m, 무게 660t에 이르는 세계최대 규모인

시방보현보살상이 코끼리와 연꽃장식의 좌대위에 앉아있다.

시방(十方)은 보현보살의 10대 행원과 불교의 10방향을 상징하고 있으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자연환경이 하나가 되는 높은 경지를 표현하고 있다.

 

 

 

 

<보현보살(普賢菩薩, Samantabhadra)에 대하여> 

아미산의 하이라이트는 당연 이 시방보현보살이다.

보현보살은 산스크리스트(범어)로 사만타바드라(Samantabhadra)

또는 비슈바바드라(Visvabhadra)라 불리며

음역(音譯)으로는 삼만다발타라(三曼多跋陀羅) ·필수발타(邲輸跋陀)라 한다.

사만타(samanta)는 끊어지지 않는다 란 뜻이고 바드라(bhadra)는 좋은, 어진이란 뜻이다.

 

 

 

가상법화의소십이(嘉祥法華義疏十二)에 의하면

「보현은 삼만다발타라(三曼多跋捺羅)를 음역한 것인데 삼만다는 번역하여 <보(普)>,

 발타라는 번역한 것이 <현(賢)>이며,

중국에서는 <편길(遍吉)> 이라 했는데

편(遍)은 보(普)와 같고, 길(吉)은 현(賢)과 같다.」고 했다.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로 오른 쪽에는 문수보살을 왼쪽에는 보현보살을 협시보살로 두는 데

 보현보살은 일체제불(一切諸佛)의 이덕(理德), 정덕(定德), 행덕(行德)을 맡아 보는 보살이다.

문수보살의 지덕(知德과 증덕(證德)의 상대를 이루어서

이지일쌍(理智一雙), 행증일쌍(行證一雙) 삼매반야일쌍(三昧般若一雙)이 된다.

또 중생들의 수명을 길게 하는 덕을 가졌으므로,

보현연명보살(普賢延命菩薩) 또는 줄여서 연명보살이라고도 불린다.

 

 

형태로는 문수보살은 사자를 타고 오른 족에 모셔지지만 

보현보살은 왼쪽에 묘셔지며 흰 코끼리를 탄 모습과 연화대에 앉은 2가지 형태가 있다.

흰코끼를 탄 것은 주로 법화경과 화엄경에 의거한 것이고

연화대에 앉은 모습은 진언밀교(眞言密敎)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오른 쪽은 지(智)를, 왼쪽은 이(理)를 말한 것은 이(理)와 지(智)가 융통(融通)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는 이(理)와 지(智)가 상즉(相卽)하고, 행(行)과 증(證)이 상즉(相卽)하여

삼매(三昧)와 반야(般若)가 완전한 것은 비로차나(毘盧遮那)의 법신불(法身佛)인데

화엄경에서 밝힌 일불(一佛) 이보살(二菩薩)의 법문으로 돌아감으로 화엄삼성(華嚴三聖)이라 하며,

일체행덕(一切行德)의 본체가 됨으로 화엄의 자리에서 대원(大願)을 설(說)하고,

법화삼매의 도량에서 스스로 그 몸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대일경소(大日經疏)1에서는

「보현보살의 '보(普)는 편일체처(編一切處)의 뜻이고 현(賢)은 최묘선(最妙善)을 의미한다.

보리심으로 행(行)을 일으켜 신구의(身口意)에 미치며

평등하여 일체처에 주편(周遍)함으로 순일묘선(純一妙善)이 중덕(衆德)을 구비함으로 보현이라 했다.」

라고 설한다.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 부처님 협시보살(脇侍菩薩)로 모셔지는 보현보살의 형태는 크게 3가지인데

하나는 흰 코끼리를 탄 모습과 둘은 연화대에 앉은 모습

그리고 연화대 위에서 입상의 모습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근거는 법화경 보현보살권발품(普賢普薩勸發品)에 나오는

「이 사람이 若行, 若位하여 이 經을 독송하면

나는 그때 六牙白象王(육아백상왕: 6개의 흰 상아를 가진 코끼리의 왕)을 타고

대보살과 같이 함께 그곳에 가서 스스로 현신하여 供養守護(공양수호)하고

그 마음을 안위(安慰)하였다.」라는 구절에 의거한 것이다.

여기에 부연하여 6개의 어금니가 있는 흰 코끼리의 왕을 타고

오른손은 실천행의 상징인 여의(如意)를 들고 왼손으로는 여인(與印)으로 결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미산의 시불보현보살상은 3번째의 모습을 한 것이다.

 

 

 

 

묘법연화경의 제28. 보현보살권발품 (普賢普薩勸發品)에는

<보현보살님께서 부처님이 입멸하신 뒤 5백세의 세상이 어지러운 속에서

 이 경전을 수지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는 이 사람을 보호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이요,

마구니나 야차들이 그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이며,

또 서서 이 경을 읽고 외는 사람이 있거나 앉아서 깊이 이 경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는 흰 코끼리를 타고 그 앞에 나타나 그 사람을 공양하고 보호할 것이며,

만일 어떤 사람이 법화경의 한 귀절이나 한 게송을 잃은 바가 있으면

가르쳐 주어서 막힘이 없도록 하고 삼매와 다라니를 얻게 하겠고,

또 비구 등 4부 대중 가운데 법화경을 수지ㆍ독송ㆍ서사(書寫)하고 닦고 익히려는 사람이 있으면

 3ㆍ7일간을 일심으로 정진케 하고 3ㆍ7일을 마음을 나투어 그 사람의 앞에 나타나 법을 설하고

그 사람에게 다라니를 주어 마구니나 여인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아니하도록

 그 수행자를 보호하겠다고 맹세하였다.> 고 했다.

 

 

 

 

 

 

 

 

 

 

 

 

 

 

 

 

 

 

 

 

 

 

 

 

 

 

 

 

 

 

 

 

 

 

 

 

 

 

 

 

 

 

 

 

 

대웅보전

 

 

 

화장사

 

 

 

 

 

 

만불정의 모습이다. 케이블카를 타기전 홀로 일행과 길이 어긋나

트레킹코스를 잘못알고 오르다 돌아오는 바람에한 시간 반이나 일정에 지체되었다.

몸까지 지처 아미산을 포기하려고 했다가 간신히 가이드를 만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는 했지만

시방보현보살상만 휑하니 둘러 보는 시간도 부족하였다.

 그러니 만불정 코스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불광을 보지 못하드라도

운무에 쌓인 아미산 전경을 그로록 꿈꾸어 왔는데...사천성 기행은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미산을 볼려고 간 것인데 숲은 못보고 나무만 아니, 가지만 본 셈이되었다.

그나마 그것만이라도 보았으니 불행중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까.

미련이 많으면 몸이 괴롭고, 지식이 많으면 혼란을 야기한다고 했던가.

아미산 등정에서 나의 아둔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  연잎바람/김성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