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烏耳島) 갈매기

2013. 2. 8. 23:08명승지

 

 

 

오이도(烏耳島) 갈매기

 

관악산을 갈 때 으레히 난 4호선을 탄다. 그 4호선 종점이 오이도다. 4호선을 탈 때마다 오이도가 어떤 곳인지 늘 궁금했다. 그래서 큰 마음 먹고 오늘은 오이도로 갔다. 오이도 역에서 오이도의 마스코트인 빨간 등대로 가는 버스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이도 역까지는 2시간, 역에서 다시 등대가 있는 제방까지는 대략 20여분 걸렸나 보다. 제방에 올라서니 월요일 폭설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요 며칠 날이 푸근했는데 이제 다시 추워지려나 보다. 오이도는 육지와 연결된 섬으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철로서 서해바다를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휴일인데 날이 그런지 오늘은 찾는 사람들이 별로다. 오이도가 자랑하는 먹거리 식당들도 한산했다. 오이도는 조개구이와 해물칼국수가 유명하다나. 홀로 가는 나들이는 그런 것은 별로다.

 

 

 

옛적에 한 임금이 제밀(지금의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가려다 풍랑을 만나 오이도의 서쪽 팔미도(八尾島)에 표류했는데 때가 무더운 여름철이라 목이 말라 물을 찾는데 한 어부가 그릇에 물을 담아 받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 그릇이 바로 옥으로 된 그릇이라. 그래서 이 섬을 옥귀도(玉貴島)로 불렀다고 한다. 오이도의 옛 이름이 오질애(吳叱哀) 이었는데 옥귀도가 오질이도(吳叱耳島)로 되었다가 지금의 오이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기대치와는 다르게 오이도는 극적인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은 아닌 모양이다.

 

 

 

오이도가 육지와 연결된 것은 1922년 일본인들이 군자염전을 만들기 위해 제방을 쌓은 것에서 비롯되며 1988년 시화지구산업의 일환으로 확장되고 지금은 대부도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오이도는 즐비한 먹거리 식당들 외에는 내 눈에는 별 볼 것이 없었다. 빨간 등대도 그렇고. 등대에 올라 바라보는 서해바다 낙조가 멋지다고 하는데 올라가는 문은 오늘따라 벽처럼 닫혀있다. 설상가상으로 눈에 비치는 것이라고는 썰물 때라 을씨년스러운 갯벌뿐이다. 내키지 않지만 왔다는 기념으로 두세 컷 정도 찍고는 돌아오려는 데 갈매기 울음소리가 유혹한다. 나 여기 있다고. 날 보러 온 것이 아니냐고. 그래, 오늘은 네들하고 놀아보자. 마음이 마음을 달랬다. 사실 갈매기를 잡으려면 파도와 바위들로 그 배경이 좋아야 한다. 키낮은 어선이나 하늘도 청명하면 더욱 좋겠지. 그러나 불행히도 하늘도 잿빛, 썰물 때라 파도는 없고 황량한 갯벌뿐이라 삭막하다. 거기다가 눈까지 뿌리고 있으니.. 그러면 어떠랴. 휴일 하루 잠시 눈길질 하러 온 것인데. 다시 언제 또 오랴하는 신 포도 바라보는 여우 마음으로 시린 손 비벼가며 허공에 비상하는 갈매기에 포커스를 맞춰 본다.

 

 

 

 

 

 

 

 

 

 

 

 

 

 

 

 

 

 

 

 

 

 

 

 

 

 

 

 

 

 

 

 

 

 

 

 

 

 

 

 

 

 

 

 

 

 

 

 

 

 

 

 

 

 

 

 

 

 

 

 

 

 

 

 

 

 

 

 

 

 

 

 

 

 

 

 

 

 

 

 

 

 

 

 

 

 

 

 

 

 

 

 

 

 

 

 

 

 

 

 

 

 

 

 

 

 

 

 

 

 

 

 

 

 

 

 

 

 

 

 

 

 

 

 

 

 

 

 

 

 

 

 

 

 

 

 

 

 

 

 

 

 

 

 

 

 

 

  

 

 

 

 

 

 

 

~ 영상/오이도에서. 2013.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