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0. 08:34ㆍ삶 속의 이야기들
이런 황당한 일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요란한 스피커 소리가 귀를 거슬린다.
집 앞 서울과기대의 축제가 열린 날인가 보다. 짖어대는 스피커소리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는 틀린 것 같아 카메라만 챙겨 나가 보았다. 북쩍 거리는 인파속에 별 특이한 것은 없었지만 현란한 스포트라이트 아래 무대에서 젊음의 열기만은 대단하다. 옛적에 우리도 그랬을까. 돌아보니 참으로 긴 세월이 흘러나 보다.
허긴 졸업한지도 벌써 40여년이 흘러갔으니...
축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불꽃놀이도 시원치 않고.. 학생들만의 잔치라서 그런가 보다.
행여 연못의 반영이나 담을 수 있을까 하여 걸음을 호수 쪽으로 옮겼다.
최소한의 기대만이라 채워줄 불빛이 없다. 너무 어두워 반영이 없다.
돌아가려다 계단 쪽을 보니 두 커플이 눈에 들어온다.
삼각대를 펼치고 몰래 셔터를 눌렀다. 무슨 밀어를 속삭이는지 돌아 보지도 않는다.
소낙비 피하듯 달랑 한 장 찍고 돌아서려니 너무 허전하다.
허전한 마음으로 돌아서 나오다 가로수의 불빛이나 담아보려고 했는데 영 시원치 않다.
띄엄띄엄 귀가하는 사람들이 눈이 들어온다.
대학가의 밤풍경, 무언가 하나는 건져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발걸음을 잡는다.
솔 나무 우거진 가로등 불빛 아래 귀가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향해 셔터를 눌렸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눈앞에 사람이 있고 나는 분명 셔터를 늘렸는데 사람이 사라졌다.
다시 찍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유령을 찍었단 말인가.
이 무슨 황당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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