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원모토림)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질문:

우리는 살고 있지만, 무엇 때문에 사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우리에게 있어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같이 생각된다. 산다는 것의 의미와 목적을 말해줄 수 없을까요?

 

 

                                                (용문)

크리슈나무르티:

당신은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당신은 왜 내가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하여 말해 주기를 원하는가? 그러면 인생이란 어떤 의미일까? 인생이란 의미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살고 있다는 자체가 그 목적이며 의미는 아닐까? 왜 우리는 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을까?

 

                                         (대관루공원)

우리는 자기의 생활이 대단히 불만스럽고, 그것이 너무나 하찮고 저열(低劣)하여 단조롭고, 날이면 날마다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보다 많은 것이나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일 이상의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그날의 생활이 너무나 공허하고 활기가 없고 무의미하고 지루해서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이란 좀 더 풍부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우리는 곧잘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당신은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구향동굴)

확실히 만족해서 사는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혼란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것 같은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는 사는 것 자체가 시작이고 끝이다. 문제는 우리의 인생이 공허하기 때문에 우리는 인생의 목적을 찾으며 그것을 향해서 노력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인생의 목적이란 아무런 현실성도 없고 단순한 지식의 유희에 불과하다.

 

                                            (내고석림)

인생의 목적을 천박하고 무기력한 정신이나 공허한 마음으로 추구할 때는 그 목적도 똑같이 공허해진다. 여기에서 우리의 목적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생활을 풍부하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는 금전이라 물질이 아닌 내적인 풍부함을 말하는 것이며, 그것은 별로 신비스러운 것이 아니다.

 

                                            (원모토림)

당신이 인생의 목적은 행복하게 되는 것이라든가, 신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말할 때, 신을 발견하려는 그 욕망은 분명히 인생으로부터의 도피이며 또한 그 신은 책이나 남에게서 배운 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자기가 알고 있는 대상을 향해서 전진할 수 있을 뿐이다. 만일 당신이 신이라고 불리는 것에 도달하기 위한 단계를 모색한다면 그것은 결코 신이 아닌 것이다. 또한 <참된 실재>라는 것은 도피하는 과정에서가 아니라 현재 살고 있는 과정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인생의 의미를 물을 때 당신은 실제로 도피하고 있는 것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소석림)

산다는 것은 자타(自他)의 관계이며 그 관계 속에서의 행위이다. 우리가 이런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든가 혹은 그 관계가 혼란해졌을 때 우리는 보다 풍부한 의미를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원통사 팔각정)

우리의 생활은 왜 그처럼 공허할까? 우리는 왜 그처럼 고독하여 욕구불만에 차 있을까? 그 이유는, 우리가 자기 자신의 내부를 살펴보는 일이 없으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생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이며, 이것을 충분하고 완전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자타(自他)의 관계를 떠나서 인생의 목적을 찾는 것은 이 때문이다.

                                             (취호공원)

만일 우리가 행위-그것은 우리와, 인간이나 소유물이나 신념이나 관념과의 관계이다- 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그 관계라는 것이 보수(報酬)를 갖다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당신은 찾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사랑을 찾는 일과 같다. 사랑을 찾는다고 해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까?

 

 

                                  (금전괴성루)

당신은 관계 밖에서가 아닌 관계 속에서만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의 목적을 찾는 것은 우리에게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이 있을 때는-사랑은 불멸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 신의 탐구 같은 것은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이 신이기 때문이다.

                                      (길흠연무쇼)

우리의 생활이 그처럼 공허한 것은 우리의 정신이 무수한 전문적인 사랑이나 미신적인 망언(妄言)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자기를 초월한 목적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운남민속촌)

인생의 목적을 찾아내려면 우리는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있는 그대로의 것과 직면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리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문을 신이 열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생의 목적에 관한 이와 같은 질문은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만이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행동- 그것은 자타의 관계이다-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출처:크리슈나무르티 명상록/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메어리 러티엔스엮음>

 

                                                                                      (운남 화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