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2. 22:33ㆍ삶 속의 이야기들
항용유회(亢龍有悔)
항용유회(亢龍有悔)란 말이 있다. 이는 역경(易經)의 건위천(乾爲天)에 나오는 말인데
하늘 높이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가 있다는 의미다.
요즘은 무슨 일이나 모두들 일등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세태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모난 돌이 정을 맞고, 높은 가지는 바람에 시달리게 된다.
달은 차면 기울고 그릇에 물이 차면 넘치게 된다. 재물도 그렇고 명예도, 권력이라는 것도 그렇다.
차면 기울고, 모이면 흩어지게 되는 것이 어찌 자연의 섭리뿐이겠는가.
인생살이도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내려오기가 그만큼 더 어려운 것이다.
요즘은 대선기간이라서 그런지 모두들 대중들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안달이다.
대중의 인기라는 것은 설령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냐고 우길지라도 마음은 그 정점(頂點)이 있다.
그 선을 넘어서면 추하게 보이고, 후회가 따르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좀 더 높이, 좀 더 많이, 좀 더 좀 더.. 끝없는 욕심을 내지만 그 욕심을 멈추지 아니하면
끝내 고통스러운 후회가 따르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의 욕심이다.
그래서 옛 선인들이 지족(知足)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훈계시킨 것도
다 이런 이치를 깨닫게 하고자 함이 아니었든가.
젊어서는 박수 받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 길을 추구해 간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박수 받는 사람이 아니라 박수치는 사람에게 있다.
불행하게도 이 진리를 깨닫게 될 때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네 삶이 불행이라면 불행이라고 할까.
무대에 선 가수는 앙콜이라는 것이 있지만 인생은 앙콜이 없다.
우리 속담에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어찌할 수 없어 물러서는 것은 추하게 떠나는 것이요, 또한 고통이요 후회스러운 일이다.
항용유회(亢龍有悔)라는 말, 정치가나 재물, 인기가 아니라도
나의 길에서 어디에서 멈추고 내려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실로 현자의 길이 아니겠는가.
♬:자비송/영상:운남성 원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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