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산(牛頭山)의 솔이여

2011. 3. 12. 07:53넋두리

 

 

우두산(牛頭山)의 솔이여

 

산 까마귀 울고 가는

바위산 우두산에

 

길게 누워버린

바위 위의 솔이여.

 

세월의 무게에

너도 힘이 겨웠나.

 

기다리는 님도 없고

찾아 갈 님도 없는데

 

비바람 찬 이슬에

휘어진 가지

속살마저 저미도록

 

무엇이 좋아서

우두산에 몸을 의지하느뇨.

척박한 바위산에.

 

네 마음 푸르다고

잎새에 뿜어내는 빛바랜 소리

푸르러서 서럽구나.

 

차라리 내려가렴.

저 아래 마을로.

 

마을에 빌붙어 졸고 있는

동구 밖 늙은 고목이 될지라도.

 

분망(奔忙)한 세상 부질없다고

산 사람 그 뉘가 말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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