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사고 현장에서

2010. 11. 29. 23:10한담(閑談)

수락산 사고 현장에서

 

관악산과 도봉산 그리고 북한산과 더불어 서울의 4대 명산이기도 한 수락산은 640미터 정도의 낮은 산이지만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으로 서울을 비롯 경기도 일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한번쯤은 올라 보았으리라 생각되는 널리 알려진 산이다. 그러나 바위산이라 생각보다 오르기 그리 쉬운 산은 아니다. 겨울산은 어느 산이라도 대개 겨울장비를 챙기고 조심들을 하지만 지금 같은 초겨울 날씨에, 거기다 얕은 눈발이 내렸거나 비가 내린 다음 날은 육산보다는 더 조심해야 하는 산이 바위산임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수락산은 교통이 편리하고 산행 코스가 북한산이나 도봉산 보다 짧아

가볍게 여기고 오르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 바위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결빙이 많고 조그만 방심이 큰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계곡이나 뒤편 거늘진 길은 더욱 그렇다.

 

나는 나들이 겸 수락산을 자주 찿는 편이다. 바위가 좋아서. 아마도 내 기억으로 셈한다면 오륙십회가 넘는 것같다. 그러나 수락산을 오를 때마다 그때 그때 몸 상태에 따라 조그만 바위라도 우회한다. 1미터 높이도 아니 되는 바위를 30미터 이상 우회해서 다시 그 정상을 밟는다. 바위산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암장을 타는 크라이머들이 떨어지는 그런 사고와는 다르다. 조그만 방심이나 만용이 사고를 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산을 즐기기 위해서 오르는 것이지 100미터 달리기 하는 육상 경기와는 다르지 않는가.

산은 높은 산이든 얕은 산이든 방심과 만용은 금물이다.

어제의 사고도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래 사진은 지난 일요일(11월 28일) 하강바위에서 휴식을 취하다 목격한 현장을 담은 것이다.

헬기에 실려간 한 아주머니. 머리를 다쳐셨다는데... 빠른 쾌유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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