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여행/ 첫날 구름 위에서

2010. 8. 5. 23:10해외여행

장가계여행/ 첫날 구름 위에서

 

『저울의 무거운 쪽이 내려갈 동안 가벼운 쪽은 올라간다.

세상의 걱정, 근심으로 무거워진 사람은 더욱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는 동안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은 더욱더 신의 발 쪽으로 올라간다.』

 

이는 흰두의 성자(聖者) 라마크리슈나의 가르침이다.

 

이래 저래 살면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면

그건 이미 늙어가고 있다는 의미일게다.

그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수록 어딘가 홀연히 떠나고 싶은 마음

그 누구에도 무게지움 없이 어딘가 떠날 수 있다면 좋으려만...

 

『사람으로 태어나 장가계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수 있겠는가?』

(인생부도장가계人生不到長家界

백세기능칭노옹 百歲豈能稱老翁)

 

얇은 귀에 뽐뿌질하는 이 속삭임.

그래서 떠났다. 모든 것을 접어두고.

인천 공항을 떠난 비행기는 구름 위를 나른다.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오늘이야.

삶이란 내일의 일로 오늘을 망치지 말게나

태양에 빛나는 은색의 구름들이 속삭인다.

 

 

 

 

 

 

 

  

인천공항을 떠난지 3시간 20분이 지나 장사에 도착했다. 트랩을 내리니

후끈한 열기가 보통이 아니다. 일정에 따라 식당으로 갔다.

하늘을 찌르듯 비상하는 처마의 지붕이 여기가 중국이란 것을 느끼게 한다.

 

 

 

 

식사를 마치니 장가계로 가는 길목에 항일투쟁 시 백범 김구선생이 활동한

장사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곳을 둘러보자고 가이드 안내한다.

30여분 동안 긴 설명이 따르지만 그리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일행은 군소리 없이 듣는 척한다. 사실 듣는 것이 아니라

에어컨의 찬바람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장사의 날씨는 보통이 아니다. 40도를 거의 육박하는 날씨. 

나 역시 덤덤했다. 몸으로 실감하지 못한 세대라서 그런가.

문득 어느 누군가 『역사란 아침 조간 신문같은 것이다.』

라는 말이 귀전에 스쳐간다.

왜 여기에서 이런 말이... 역사에 아둔한 내 무식함 탓일게다.

 

 

 

 

 

 

  

장사에서 4시간 정도 버스로 이동하여 장가계에 도착했다.

해는 어느듯 기울어지고 어둠이 깃든다.

오늘의 일정은 끝난 모양이다.

석양에 비치는 장가계의 백장협 풍광이 눈을 간지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