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1)

2009. 9. 4. 07:17생각하며

 

(도봉산) 

 

넋두리(1)

 

비는 산하(山河)를 가리지 아니하고

해는 시궁창과 꽃밭을 가리지 않는다.

부처 가피 원융(圓融)하여

못난 곳이 없다는데

애달다 이 내 마음

오늘따라 이리도 갑갑할까.

 

하루 종일 用을 쓰도

어제 같은 오늘

하루 종일 걸어도

어제 간 그 길

 

돌 하나 풀 한포기

모두가 있을 자리에 있다는 데

있어야 할 내 자리는 그 어디인가.

 

해가 뜨니 눈길이 어지럽고

달이 뜨니 발길이 어지럽다.

 

비 그친 도봉 하늘 저리도 푸르다마는

이 밤 지나면 저 하늘 그래도 고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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