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세요, 그대의 삶을

2008. 4. 2. 07:42넋두리

 

 <들의 매화>

 

사랑하세요, 그대의 삶을


자연은 無心한데

사람만 有心합니다.


팔만대장경을 줄줄 외워도

마음에 얻은 바 있으면

彼岸이 멀어지고

한 법도 마음에 얻은 바 없다면

彼岸에 이른다고 합니다.

 <산의 진달래>

 

밝은 대낮에도 돌부리에 채이듯

황후장상이라도 그 어느 누구라도

삶의 길에는 어둠의 나락이 있습니다.

떨어지면 눈은 있어도 보지를 못합니다.

덫에 걸린 짐승처럼 포효만 합니다.


그러나 산이 높아도 정상은 있고

바다가 깊다 해도 바닥은 있습니다.


부러진 가지에서도 새잎은 나고

메마른 바위에도 솔은 뿌리를 내립니다.

 <그리고 우리집의 꽃>


분별은 사람이 하지

자연은 분별이 없습니다.


是認하든 否定하던

무엇이라 이름 하든

존재한다는 것

그건 만으로도

그것은 신비요 축복입니다.


즐거움과 기쁨도 바람이요

슬픔과 괴로움도 바람입니다.

바람을 바람으로 받아드리면

삶은 더없는 축복이 됩니다.


그러나 내 삶에 보상을 요구할 때,

내 행위의 변명이 시작될 때,

존재는 그 의미를 잃어버리고

삶은 추하게 굴러가게 됩니다.


구하는 바 없이

집착하는 바 없이

주어진 이 대로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축복이요 행복이 됩니다.

 

무심으로 돌아가세요.

마음의 분별을 내려놓고 사세요

그리고 사랑하세요.

그대의 삶을.

비록 구름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삶이지만

누구와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나뿐인 그대의 삶을.

흐르는 곡: 안수련님의 삶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사(山寺)의 오수(午睡)  (0) 2008.04.04
목련(8)  (0) 2008.04.04
황혼(2)  (0) 2008.04.01
나는 바위가 좋다(2)  (0) 2008.03.23
운수행려(雲水行旅)  (0)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