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위가 좋다(2)

2008. 3. 23. 08:45넋두리

 

<수락산에서>

 

 

나는 바위가 좋다(2)


나는 바위가 좋다

언제나 변함없는 네가 좋다.


갈대마냥 바람에

살랑되지 않고

단풍나무 마냥

철따라 옷갈이 하지 않는


나는 바위 네가 좋다.

세상을 기웃거리지 않는

언제나 무심한 네가 좋다.


짧은 인생에

하루가 길다고 울부짖는

저 중생들 보라고


꽃이 피고 져도

눈비가 쓸어내리고

바람이 할퀴어도

언제나 홀로 올연한 

바위 네가 좋다.


두 발 달린 짐승이

네 정수리를 밟고

네 발달린 짐승이

네 발밑을 할퀴고

네 정수리에 오물을 퍼부어도


바다가 강물을 거부하지 아니하듯

무심히 세월을 껴안고 살아가는 너


나는 네가 좋다.

말없이 홀로 올연한

바위 네가 좋다.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세요, 그대의 삶을  (0) 2008.04.02
황혼(2)  (0) 2008.04.01
운수행려(雲水行旅)  (0) 2008.03.12
허망(虛妄)  (0) 2008.03.11
만월의 메시지(2)  (0) 2008.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