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것

2007. 6. 6. 00:55붓다의 향기

<청송 주산지에서>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것


부처의 불(佛)이란 덕(德)이란 것을 의미한다.

그 덕이란 다름 아닌 자비를 지칭하는 말이다.

자비란 곧 사랑이다.

가장 큰사랑은 아무런 연고 없이 베푸는 사랑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사랑을 대자대비(大慈大悲)라 한다.

한 마디로 이는 지고한 사랑을 의미한다.

아무런 연고 없이 베푸는 사랑 이상 더 큰 사랑은 없다.


물건은 빌려 줄 수도 있고 빌려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을 빌려주고 빌려 쓸 수는 없다.


가장 작은 사랑은 연인들 간의 사랑이다.

그 작은 사랑 조차

어느 누구도 그대를 대신해서 사랑해 줄 수 없다.

그대는 누구를 대신 하여 사랑을 받을 수도,

누구를 대신해서 사랑할 수도 없다.


진리에 이르는 길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만물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기에 도달하는 교묘한 수단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하려고 했다.

깨달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에게서 깨달음을 빌려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자기 자신에 의해서 삶으로 경험되어야 한다.


진리는 밖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밖에 있는 것은 빌려 줄 수도 있고

빌려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진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진리의 자각은 내면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진리는 물건이나 객체가 아니다.

바로 그대 자신의 주체이다.

진리란 객관과 주관이 분리되지 않은 그대 자신 속에서 나온다.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못가에 홀로 앉아

물밑 한 사내와 서로 만났네.

둘이 보며 말없이 미소 짓는 건

그 마음과 이 마음 서로 비치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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