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2006. 12. 26. 07:58삶 속의 이야기들

 

 

<계방산설경> 

 

 

오늘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


옷이란 것은 참 묘한 곳이 있다.

가사와 장삼을 입는 스님을 보면 엄숙한 그 무엇이 들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모두가 공주처럼 보여 진다.


옷이란 무슨 이익이 있는가?

도대체 예복과 법복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법복은 우리에게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예복은 우리에게 의젓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해진 옷을 입게 되면 마음도 자연히 안이해진다.

양복을 입으면 맨땅에 앉을 생각도 못하지만

예비군복을 입으면 아무런 생각 없이 맨 땅에 앉게 된다.

허드레옷을 입으면 마음도 흩뜨리러지게 된다.

자기 맘에 드는 옷을 입게 되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자가 맘에 들지 않은 옷을 입게 되면 근지름병 환자가 된다.

 

어떤 옷은 성스러운 생각, 의젓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만

어떤 옷은 안이한 생각, 분방(奔放)한 생각도 만들어 준다.


사실 모든 종류의 옷이 그 나름대로 분위기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옷, 그 자체에는 별 특별한 의미가 없다.


우리는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있다.

그래서 마음도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매너리즘에 젖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대는 오늘 무슨 마음의 옷을 입고 나갈 것인가?

성스러운 법복인가 의젓한 예복인가?

아니면 허드레옷인가 예비군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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