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생을 어이할꼬?

2006. 10. 4. 00:17붓다의 향기

 

 

이 중생을 어이할꼬?


위대한 조사님들이 말합니다.

유명한 선지식들도 말합니다.


『이 마음이 모든 덕의 근원이다.

또한 이 마음은 모든 힘의 으뜸이다.

열반의 영원한 축복이 이 마음을 쉬는데서 나온다.

삼계에 태어나는 윤회도 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마음은 모든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또한 마음은 피안에 닿아 있는 여울이다.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자는

그에게 어떻게 이를까를 걱정하지 않는다.

여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자는

건너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여기까지 이르는 데는

중생으로서 너무나 많은 고통이 따릅니다.

선지식을 만나야 하고 시절인연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주옥같은 이 말도 사치스럽게 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0 0 재활원이 있습니다.

갈 곳 없는 사람들

귀멀고, 입멀고, 다리멀고, 눈멀은

머리까지 멀은 일급지체장애인들

일종수급자에 의료보호대상자들만이

모여서 살고 있는 곳입니다.


매일 그들을 한두 명씩 만나게 됩니다.

한마디 말을 하기 위해 온 몸을 비틀어야 하는 사람

두 손이 없어 지갑 속에 돈이 있지만

꺼내주고 다시 넣어주어야 하는 사람

가계 안을 혼자 걸어 들어 올 수 없어

휠체어에 앉아 상전처럼 문 밖에서 고래고래 외쳐 데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어떻게 전해야 될까?

말하기도, 듣기도, 걷기도, 생각하기도 힘든 사람들

그들에게 주옥같은 말인들 무슨 의미가 될까?

주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이들이기에.

가슴이 멍해집니다.

 

팔만사천 경문이 아니라

백억 구천구백의 경문이 있은들

듣지도, 읽을 수도 없는 그들에게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가슴에 바위가 밀려옵니다.

파도처럼 바위가 밀려옵니다.


부처인들 이 중생을 어찌 구하랴

그들을 볼 때마다 문득문득

그 생각에 가슴이 시립니다.


어이할꼬? 

어이할꼬?

업보만 탓하랴!

시절인연만 탓하랴!


그들을 만나 때마다

파도에 시달리는 바위처럼

밀려오는 속앓이 아픔 밖에

더 이상 무엇도 할 수 없는

 

이 중생을 어이할꼬.

이 중생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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