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그네
가을은
참 묘한 계절이다.
웬지
어디론가 떠가고 싶은.
붉게
물든 단풍의 유혹이 아니드라도
작은
길옆에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부르는 것 같고
인적
드문 들판에서
노르스름한
작은 들국화들이 부르는 것 같다.
한
여름 내내 기다린 것도 아니건만
소슬한
바람이 몰고 온 외로움인가.
저녁노을처럼
이제 마무리해야 하는
계절이라서
그런가.
딱히
가야할 곳도
정히
만나고픈 사람도 없건만,
괜시림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모두가
멀리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