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그네

2006. 9. 20. 05:13넋두리

 

 


가을 나그네


가을은 참 묘한 계절이다.

웬지 어디론가 떠가고 싶은.


붉게 물든 단풍의 유혹이 아니드라도

작은 길옆에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부르는 것 같고

인적 드문 들판에서

노르스름한 작은 들국화들이 부르는 것 같다.


한 여름 내내 기다린 것도 아니건만

소슬한 바람이 몰고 온 외로움인가.

저녁노을처럼 이제 마무리해야 하는

계절이라서 그런가.


딱히 가야할 곳도

정히 만나고픈 사람도 없건만,

괜시림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모두가 멀리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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