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 00:45ㆍ잠언과 수상록
최후의 심판
아주 인색하고 이기적인 한 남자가 길을 가다가
500원짜리 동전을 발견했다. 기분이 좋아 집었는데 바로 옆에서 앉은뱅이 거지가 빤히 처다 보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일 하나 하지.』하고 그 거지에게 주은 동전을 주었다.
그런데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는 죽어서 천옥과 지옥의 가는 길목에 서게 되었다.
심판관인 베드로가 그의 생전 기록을 찾아보니 선행이란 쥐꼬리만큼도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너의 선행이 한 가지라도 있으면 말해보라. 그러면 내가 선처하겠노라.』라고 말했다.
그 역시 평생을 이기적이고 인색하게 살아 온 터라 선행이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죽는 날 거지에게 주은 500원 동전을 준 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이것도 선행이니 천국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썼다. 베드로는 난감했다. 그래서 천사의 우두머리인 미가엘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미가엘은 웃으면서 말했다.
『뭘 그리 고민하슈. 500원 돌려주고 지옥으로 보냅시다.』
기독교의 교리는 일생에 단 한 번의 심판만이 있다.
그래서 그 최후의 심판에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불교의 최후의 심판은 윤회로 정의되어지고 있다.
그런데 윤회의 참된 의미는
지은 악행만큼 선행을 쌓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선행을 쌓았다고 해서 그 선행이 악행을 상쇄하는 것이 아니다.
윤회의 참 의미는 해탈에 있다. 윤회의 바퀴를 멈추는 데 있다.
그것은 곧 깨달음이다.
그 깨달음이 바로 해탈이요, 열반이기 때문이다.
선행을 많이 쌓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은 악행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선행을 쌓는 길 뿐이라고 독려하는 것은
본말(本末)이 전도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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