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2006. 8. 31. 00:14해학의 경귀들

 

 

 

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산에서 도를 닦던 도인이 제자들과 서울나들이를 떠났다.

마침 피서철이라 피서를 떠나는 아리따운 여인들이

터미날에 운집해 있었다.

산 속에만 있었든 도인이라 상반신을 거의 노출하다싶히 하여

오가는 여자들을 보자 눈이 휘둥거래져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야! 저 여인 좀봐. 우유빛 살결하며,

풍만한 가슴에다 잘룩한 허리하며…』

그러자 동행한 제자가 민망스러워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던졌다.

『도인도 여자를 밝히십니까?』

그 소리를 들은 도인이 겸연쩍게 한마디 말했다.

『야, 금식한다고 메뉴도 못보냐?』

 

음식을 너무 먹어 위가 거북한데도

맛있는 음식을 보게 되면 입에 군침이 돌게 된다.

탐욕이 전혀 없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황금을 보게 되면 마음이 들뜨게 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그래서 신심명은

『미혹한 마음에는 고요함도 생기고 어지러움도 생기고

깨쳐야 좋다고 여기는 마음,

밉다고 여기는 마음이 없어진다고 했다.』

(미생적난(迷生寂亂) 오무호오(悟無好惡)


우리의 마음은 항상 무엇을 하던

교활하게 변명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 논리적이고 상대적인 두 견해를 항상 만들어 낸다.

그럼으로 그것이 망심의 장난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신심명에 또 이르길

『한 마음에 두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만법이 한결같이 일여하게 된다』고 했다.

(심약불이(心若不異)면 만법일여(萬法一如))

'해학의 경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0) 2011.07.19
무제40  (0) 2008.05.13
토마토와 오이  (0) 2006.09.30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0) 2006.09.13
부질없이 시비하는 마음을 버려라.  (0) 200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