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자

2006. 8. 30. 00:26붓다의 향기

 

중간자


빌리 그레험의 대부흥회 때였었다.

한 사내가 염부돈을 걷던 중 그 염부돈을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그 사내를 빌리 그레험에게 데리고 갔다.

빌리 그레험은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돈은 신에게 속한 것이다. 감히 네가 신을 속이려 했단 말인가?』


그 사내는 말했다.

『목사님, 나는 이 돈이 중간자에 의해서 소비되기 전에

먼저 신에게 가져가려 했던 것입니다.』


그 옛날 인도에서는

신과 인간을 잇는 중간자로 브라만이라는 계급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존재는 하지만 예처럼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지만.

대개 성직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모두들 그렇게 스스로를 자부하고 있다.

그들만이 신과 통하는 자라고.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사실 중간자는 별로 필요치 않다.

그러기 때문에 진실한 스승이라면

결코 그런 중간자가 되려고는 하지 않는다.


중간자는 그대와 신 사이의 다리가 아니다.

그는 다만 그대 자신의 무의식과 자각 사이의 다리일 뿐이다.


달마대사는 일찍이

『달은 보지 않고 어찌 하여 가리키는 손가락만을 보느냐?』

라고 했다.

가리키는 손가락은 경전뿐만 아니라

그대가 말하는 스승이나 성직자 모두가 포함된다.

달이란 바로 그대 본성이다. 

그래서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한 것이다.

그 어떤 중간자도 성불에 이르는 길은 아니라는 의미다.

오로지 그 본성을 깨닫는 길만이 성불이라는 의미다.


자각하는 그 순간

신과 그대 사이에 어떠한 중간자도 필요 없이

그대는 곧바로 신과 연결된다.

그대가 바로 부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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