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내 화두(話頭)를 지녀야 합니다.

2006. 8. 24. 00:15붓다의 향기

 

 

<불암산의 바위들>

 

 

내 삶에 내 화두(話頭)를 지녀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장기판의 훈수꾼과 같습니다.

삶과 영혼의 문제를 거론하면

열 사람이면 열사람 모두 제각기 한 마디씩 훈수합니다.

한마디 훈수를 못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잘난 사람은 잘난 맛에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맛에 산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배운 사람은 배운 데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배우지 못한 데로

모두가 한마디씩 제각기 인생에 훈수를 놓습니다.


인생에 관한 한 모두가 철학자요, 교수가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사람의 장기판이지

내 장기판의 진정한 묘수가 아닙니다.

그 훈수는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내뱉는 그런 말은

내게는 허망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자기 삶에 대한 자기변명으로 늘여 놓은 말이거나,

자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한,

또는 지성인척 하는 흉내 내는 말에 불과합니다.

아니면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말 내지

자기과시를 하기 위한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만

<삶은 이것이다.> 라고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질문은 할 수 있지만 답은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나의 삶을 대신해

살아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두를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답을 줄 수가 없는 나의 삶이기에

나 스스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삶이, 나의 존재가, 정해진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내면에서,

존재에 대한 아픔에서 질문이 우러러 나와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질문이란

마음에 이미 답을 정해 놓고 하는 질문에 불과합니다.

진실로 마음의 고뇌 속에서 나온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한 것이라고 하드라도

그것은 나에게 답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삶은 나의 화두가 필요가 합니다.

내 삶의 의미는 어느 누구도 찾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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