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不二)의 마음

2006. 8. 6. 12:33붓다의 향기

 

 

 <외도에서 바라 본 해금강의 풍경>

 

 

불이(不二)의 마음

 

우리의 마음은 항상 두 마음입니다.

상대적이 마음이 곧 두 마음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항상 미망에 젖게 됩니다.

미망의 마음이란 두 마음을 의미합니다.

<나>와 <너>라는 질곡에 갇혀있습니다.

시비선악이란 사고(思考)의 틀에 갇혀 있습니다.

사랑과 미움이란 감정의 유희 속에 갇혀 있습니다.

분노와 자비의 강을 널뛰듯 뛰고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사람들은 나를 미워하고 증오합니다.

미움과 증오를 받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도

내 마음은 증오심이 일고 분노하게 됩니다.

자식이 내 뜻을 따르지 않으면 자식이 미워지고,

내 아내가 내 뜻을 따르지 않으면 아내가 미워집니다.

부모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습니다.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남으로부터 모함이나 시기, 미움을 받게 되면

적개심이 일고 분노가 더 크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분노가 폭력을 불러오고,

폭력이 재앙을 불러오게 됩니다.

그래서 원한이 생기고, 그 원한이 복수를 낳고,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앙갚음이 또 다른 앙갚음을 낳게 됩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마음이 말합니다.

『네가 내 입장이 되어봐라.

어떻게 그런 꼴을 당하고도 참을 수 있는지?』

 그래서 증오가 사랑을 죽이고, 분노가 자비를 죽입니다.

 

마음이 두 마음이 되면

평정을 잃고 분노의 불길에 싸여

또 다른 업을 짓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 안에서

사랑을 찾지만 증오가 주인이 되고,

자비심을 갈구하면서도

분노의 불길을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해금강의 일출>

 

사랑과 증오는 상대적입니다.

분노와 자비심은 상대적입니다.

이런 상대적인 마음에서는 진정한 행복이,

영원한 평화가 깃들지 않습니다.

 

두 마음은 항상 상대적입니다.

상대적인 것은 항상 충돌을 일으킵니다.

조화로운 삶이 아니라

항상 갈등을 야기하고 투쟁을 일으키는 삶이 됩니다.

평화를 위해 무질서와 폭력과 파괴가 따르게 되고,

자비와 사랑을 위해 미움과 분노가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그래서 고통의 질곡 속에 갇히게 됩니다.

그것은 개인도 국가도 마차가지입니다.

<유마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몸과 입과 뜻을 둘로 여기지만,

이 세 가지의 업은 모두 짓는 모양이 없습니다.

몸에 짓는 모양이 없으면 곧 입에 짓는 모양이 없고,

입에 짓는 모양이 없으면 곧 뜻에 짓는 모양이 없습니다.

이 세 가지의 업에 짓는 모양이 없으면

곧 일체의 법에 짓는 모양이 없게 됩니다.

이와 같이 지음이 없는 지혜를 따라 행위 하는 자를 일러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선지식들은 말합니다.

 

『일심가 이처만사(一心可以處萬事)

이심불가 이처일사(二心不可以處一事)』

 

한 마음으로는 만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지만

두 마음으로는 한 가지 일도 처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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