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답(1)/삼세소(三世笑)와 삼세몽(三世夢)
2006. 8. 17. 01:04ㆍ선시 만행 한시 화두
선문답(1)
삼세소(三世笑)와 삼세몽(三世夢)
<구웅스님이 경봉스님에게>
지나간 과거사 한바탕 꿈이니 어찌 웃음을 거두겠나.
현재도 또한 꿈이니 웃을 수밖에.
미래 또한 꿈이니 어찌 웃지 않겠나.
과거, 현재, 미래도 모두 꿈이니 웃음이 나오지만
웃을 것조차 없는 것은 또한 무슨 일인가?
웃느냐 하는데 웃음이 나오지 않고
더구나 웃음의 상대도 없으니
이 절대조차 끊어진 이곳에
나를 괴롭히는 것은 무엇인가? 하하하.
<경봉스님이 구웅스님에게>
마음속에 항상 구웅스님이 잊혀지지 않더니
편지를 받아보니 눈앞에 얼굴이 선합니다.
항상 세 개의 웃음과 세 가지의 꿈을 안고 사시니
스님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복 받은 분이십니다.
그러나 어찌 세상을 웃음과 꿈으로만 살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스님의 웃음이 제 가슴에는 통증으로 와 닿은 것은
어찌 할 수 없으니 저를 그만 놓아두십시오.
어지러운 세상사에 신발을 벗어 문지방에 두시고
말씀은 벽면에 옷자락으로 걸어두시고
번민은 계곡물에 늘 빨아두시니
스님의 심신은 이루다 말할 수 없도록 편안하십니까? 허 허.
이미 삼세소(三世笑)와 삼세몽(三世夢)을 초탈한
스님의 얼굴이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화두,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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