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편람

2006. 2. 13. 23:49선시 만행 한시 화두


선시(禪詩6)/ 달마(達摩) 찬(讚)
자유로운 학이여, 
한가한 구름이여
달처럼 밝다할까, 
바람처럼 맑다할까
저 산 위에 높은 길을
안 가보고 어이 알랴.
선시(7)/ 학명선사(鶴鳴禪師))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
겨울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 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선시(8)/나옹선사 찬(讚)
쇠똥 불 헤치며 감자 구워 먹는 맛
왕사니 국사니 내 알바 아니다.
게을러서 콧물도 못 닦는 주제에
도를 어이 알 턱이 있나 묻지를 말게
선시(9)/ 청허선사(淸虛禪師)
구름 같은 부귀를 뜻에 두지 않는데
달팽이 뿔 공명에 내 마음 더럽히랴
활짝 개인 봄날에 낮잠을 실컷 자고
누워서 뒹굴면서 새소리나 즐기리.
선시(10)/무문선사(無門禪師)
봄에는 꽃피고 가을에는 달 밝고
여름에는 바람불고 겨울에는 눈 내리니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
언제나 한결같이 좋은 시절일세.
선시(11)/나옹화상(懶翁和尙)
버들 그늘 솔 그늘은 달빛따라 흐르는 데
저 달은 그대로 난간 위에 걸려 있네
그윽한 골짝 맑은 물속에
밝은 달 맑은 바람 서로 섞여 출렁이네
선시(12)/장졸거사
고요한 빛이 온 누리를 비추니
범부와 성현이 모두 한 집안일세
한 생각 안 내면 나타나지만
분별을 일으키면 가리워지네
번뇌는 끊으려면 병을 더하고
보리는 구할수록 사견만 일어나네
모든 인연 부딪쳐도 걸림없으면
열반이니 생사니 모두 다 헛 것일세.
선시(13)/묵암선사
땅을 파면 물이 나고
구름 걷히면 푸른 하늘
이 강산 어디나 그대 가는 곳
보고 듣는 모두가 자네 공부일세.
마음 대로 노닐고
인연따라 지내라.
범부 버릇 버릴 뿐
성인 공부 따로 없네.
<내가 애송하는 선게(禪偈)/석정>에서
m.김영동-여명(대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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