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와 같이 되어라(구도자7)

2006. 7. 26. 23:07붓다의 향기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라(구도자7)


구도자는 어린아이와 같아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배고플 때는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잡니다.

어린 아기는 밥숟갈을 든 채로 식탁에서조차 편안히 잠을 잡니다.


『어린아기와 같다』는 이 말은 자발적이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구도자는 지극히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구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너무 인위적이고 억지부리는 것이 많습니다.

배고픔을 느낄 때 그들은 단식을 하려 합니다.

이런 그들이 어떻게 순수해 질 수 있단 말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자발적일 수 있단 말입니까?


잠이 올 때 그들은 억지로 그 잠을 쫓아버립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억지로 깨어 있게 합니다.

화가 날 때 그들은 웃습니다.

그리고 성(性)을 느낄 때

그들은 청정한 독신(獨身)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결코 구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자기 존재를 자각할 수 없습니다.

구도자는 어린아기와 같이 순수해야 합니다.

예수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린아기와 같은 사람들만이 천국에 들어 갈 수 있다.』고.


예수는 지금 구도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아기와 같은…』 이라는 이 말은

바로 구도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 하나의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가 『어린아기와 같은 …』이란 이 말은

<유치하다(childish)>는 뜻이 아닙니다.

유치하다는 뜻이 아니라 <성숙된 순수>를 뜻하는 것입니다.

순수에게는 또 그 나름대로의 성숙이 있습니다.

순수가 꽃필 때 그 순수는 무르익습니다.


<유치한 사람>과 <어린아기와 같은 사람>은 다릅니다.

유치한 사람에게는 전혀 자각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둘이 순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잡니다.

그러나 그의 자발성은 무의식 깊이 숨어 있습니다.

자발성은 거기 있지만, 그러나 그것은 무의식인 상태입니다.


자발성이 거기 있을 때, 그리고 의식이 각성되어 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의 자발성이 각성된 그 의식에

전혀 방해받지 않을 때, 더 이상 억압이 없을 때

그대는 완전히 잠을 깨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무의식적이며 순수한 사람은 유치한 사람입니다.

그는 결코 부처를 만날 수 없습니다.

그는 구도자가 아닙니다.


구도자라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발성과 자각의 동시 구비가 필요합니다.

그대의 그 자각이 자발성을 방해해서도 안 되고

또 자발성이 자각을 방해해서도 안 됩니다.

구도자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구비한 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이 이르시길 인간으로 태어나기란

바다에서 눈먼 거북이가

통나무를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습니다.


진실로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가장 위대한 영광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아직 완전한 인간으로서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과학적 지식으로, 철학적인 지식으로 무장하지만

그것은 존재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모든 법칙에 반기를 드는 자,

그가 바로 인간입니다.


신은 단순합니다. 물질도 단순합니다.

신은 순수한 의식입니다. 물질은 순수한 무의식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양자의 복합체입니다.

인간은 의식적이면서 동시에 무의식적입니다.

상반되는 양극이 인간 속에서 서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수함이 필요하고, 자발적인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발적이란 곧 그대의 각성(覺性)이요,

자각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한 손으로 신을 잡고

또 한 손으로는 물질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물질과 영혼 사이에 가로놓인 다리라고 말합니다.

신과 물질 사이에 가로놓인 다리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이 둘 사이에서 분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신이 그를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쪽에서는 물질이 그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사랑이, 기도가, 명상이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야망이, 돈이, 명예가 그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이토록 고뇌하는 것입니다.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자각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구도자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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