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의 병

2006. 7. 24. 03:33붓다의 향기

 

 

 

 

중생의 병


매월 여드렛날쯤에는 반달이 뜹니다.

달의 반은 빛나고 다른 반은 어둡습니다.

그 밝은 부분의 나타난다고 해서

숨겨진 부분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것의 드러남은

다른 것의 감춰진 부분의 존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달의 밝은 부분이 드러나는 순간에

어두운 부분 또한 <은밀히> 그 자신을 세우고 있습니다.


삶의 실체란 그런 것입니다.

불성(佛性)이란 것도 그런 것입니다.


드러남과 감추어진 것이 다르지 않건만

우리는 밝은 쪽, 드러난 쪽을 보면

어두운 쪽, 감추어진 쪽을 보지 못합니다.

어두운 쪽, 감추어진 쪽을 찾게되면

밝은 쪽, 드러난 쪽을 보지 못합니다.


삶을 보면 죽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죽음을 보면 삶을 돌아보지 못합니다.


육체를 생각하면 영혼을 잊어버리고,

영혼을 생각하면 육체를 버리게 됩니다.


현실 세계만 찾으면 정토(淨土)의 세계를 잊어버리고,

정토의 세계만 찾으면 현실의 세계를 망각하게 됩니다.


극락이 사바요, 사바가 극락이라고

부처가 중생이요, 중생이 부처라고

앵무새처럼 사람들은 말은 잘 하면서도

하나에 부딛치면 다른 한쪽은 쉽게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것이 삶의 병이요, 중생의 병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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