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7. 11. 00:45ㆍ잠언과 수상록
변명에 속지 맙시다.
고통은 번뇌입니다.
팔리의 <청정도론>에 의하면
『번뇌란 스스로 오염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번뇌란 말은 또『‘물들이고, 더럽히는 마음입니다.』
마음이 고통을 받는 것은
남이 아니라 스스로 물들고,
오염되고,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음이란 매우 교활하고 영리하며 논리적입니다.
매우 훌륭한 합리주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무엇을 하고 싶어 할 때는 항상 이유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모든 이유는 거짓입니다.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면 그것들이 이유가 아니라
하나의 변명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화를 내고 싶어 할 때 변명할 구실을 찾습니다.
그 변명은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속여
그것 때문에 자기가 화를 냈다고 곧잘 말합니다.
그러나 변명은 변명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직장의 상사에게 낼 화를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에게 풀어버립니다.
상사에게 화를 낼 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한다.
『상사인데, 참아야 하겠지.
지금처럼 직장 구하기도 힘든 처지에
해고라도 당하면 아니 되겠지.』
그리고 상사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분노를 참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면 참았던 분노가 터져 나옵니다.
그러나 상사와 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아무런 손해도 입지 않고 분노를 던질 수 있는
더 약한 자를 찾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내에게나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입니다.
자식도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만만하고 손해 보지 않을 사람을 찾습니다.
그것이 누구이겠습니까?
모든 고통은 번뇌입니다.
그 번뇌를 벗어나는 길에는
언제나 마음이 묘한 변명을 만들어 냅니다.
아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속아도 분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생은 미망(迷妄) 속에 안주하게 되나 봅니다.
변명에 안주하지 맙시다.
변명이란 마음의 교활한 작난입니다.
주인이 깨어있는 집에는 도둑이 들지 못하듯
깨어있는 마음에는 변명이 엿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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