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과 싸우지 말라

2006. 7. 6. 23:55야단법석

 

 

 

강물과 싸우지 말라


삶의 진정한 행복은 투쟁에서 얻는 것이 아니다.

삶의 진정한 행복은 삶의 순연(順緣)에서 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삶이란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과 같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내 삶이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투쟁하지 말라.

그 강물과 싸우지 말라.

그대가 의심스럽다면 강물 속으로 들어 가보라.

그리고 강과 투쟁하며 강을 거슬러 올라가 보아라.

그러면 강물이 그대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대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강물은 그대에게 분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강한 힘으로 몰려오게 될 것이다.

그대가 분노하고 힘을 더하면 

강물은 더욱더 분노하여 그대를 익사시키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그대가 지쳐 나무뿌리 하나 잡을 수 없는 순간이 오면

강은 이기고 그대는 패배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강물과 투쟁한다는 것은 오직 그대 혼자만이

이기적인 생각 속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입증해 보이려고 애쓰는 것이다.

<나는 누구이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누구이다>라고 하는 바로 그 생각이

그대의 삶을 투쟁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그대와 싸우지 않는데

그대만이 세상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삶은 그대와 싸우지 않는데

그대가 삶을 적으로 알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온 몸을 강물의 흐름에 맡겨보라. 그러면

강물과 함께 표류하면서 깊은 해방감을 맛 볼 것이다.

그대의 삶을 삶의 흐름에 맡겨보라.

그러면 삶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강은 더 이상 그대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삶도 더 이상 그대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삶이란 절대로 곰이 자기 새끼를 나무에서 떨어뜨리듯

그렇게 그대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삶은 고양이처럼 자기 새끼를 입으로 물고 가지만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아니고 다치게도 하지 않는다.

그대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듯

그렇게 삶과 투쟁을 하지 않는다면

삶은 결코 그대를 내 팽개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대가 거슬러 올라가면 강을 그대에게 분노할 것이고

그대가 강물에 순응하면 강을 그대에게 편안한 여행을 줄 것이다.

삶도 그렇다. 삶에 순연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삶에 대한 그대의 태도인 것이다.

사랑과 미움도 아니고, 옳고 그름도 아니고,

선악의 시비도 아니다. 그것은 삶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순연(順緣)하는 그대의 마음인 것이다.


그럼으로 강물의 흐름을 따라가듯 삶에 순연하라.

삶은 그대의 적도 아니고, 동지도 아니다.

적과 동지가 없다면 투쟁은 필요 없는 것이다.

그대가 이를 알게 되면 삶과 하나가 될 것이다.

전체가 되는 것이다.


전체가 된다는 것은

그대가 그대의 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인 것이다.

<집>이란 바로 삶과 실존의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삶의 진정한 행복이란 바로 그기에 있는 것이다.

그대가 그대의 집으로 돌아올 때 거기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일러 해탈이요 열반의 집이라 하는 것이다.

선사는 그것을 일러 주인공을 찾았다고 한 것이다.


강물과 투쟁하지 말라.

삶과 투쟁하지 말라,

진정한 행복은 강물에 몸을 맡기듯

삶의 순연에 따를 때 저절로 오는 것이다.

 

 

연꽃은 꽃이 피는 것과 동시에 열매를 맺고,

매화나 복숭아는 꽃이 떨어지고 나서야 열매를 맺고,

오이나 참외는 열매를 맺고 나서 꽃을 피운다.


자연은 투쟁하지 않는다.

왜 꽃이 먼저냐고 따지지 않는다.

왜 열매가 먼저냐고 따지지 않는다.

왜 동시가 아니냐고 따지지 않는다.


삶의 행복과 불행이란 것도 그런 것이다.

행복이 먼저일 수도 있고 불행이 먼저일 수도 있고

행복과 불행이 함께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물과 투쟁하면 최후에는 익사뿐이듯

삶과 투쟁하면 최후에는 허무와 무상함 뿐이다.


그럼으로 삶과 투쟁하지 말라. 강물과 투쟁하지 말라.

중요한 것은 투쟁이 아니라 삶의 순연(順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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